LG, 초거대 AI ‘엑사원’ 공개···전자·화학·통신 사업 적용

LG AI연구원 배경훈 원장이 14일 연구원 설립 1주년을 맞아 온라인으로 진행된 ‘LG AI 토크콘서트’에서 초거대 인공지능(AI) ‘엑사원(EXAONE)’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그룹

LG그룹이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14일 전격 공개했다.

LG AI연구원은 이날 설립 1주년을 맞아 온라인으로 진행한 ‘LG AI 토크콘서트’에서 엑사원을 공개하고, 주요 연구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초거대 AI 엑사원은 ‘엑스퍼트 AI 포 에브리원(EXpert Ai for everyONE)’의 축약어로, ‘인간을 위한 전문가 AI’를 의미한다. ‘EX’는 전문가라는 뜻 외에도 10의 18승, 즉 100경(京)을 뜻하는 접두어 ‘EXA’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인류가 지금까지 사용한 모든 단어를 데이터로 저장한다고 가정할 때 그 양이 5엑사바이트(Exabyte)일 만큼 매우 큰 단위다.

엑사원은 국내 최대인 약 3000억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언어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까지 인간의 의사소통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다룰 수 있는 멀티 모달리티(Multi-Modality) 능력을 갖췄다.

파라미터는 AI가 딥러닝을 통해 학습한 데이터가 저장되는 곳이다. 이론상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AI가 더 정교한 학습을 할 수 있다.

LG AI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인공 신경망의 파라미터를 13억개, 130억개, 390억개, 1750억개 등 단계적으로 키우며 초거대 AI를 연구해왔다.

향후 멀티 모달리티 기술이 고도화되면 AI가 데이터를 습득해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추론하고, 시각과 청각 등 다양한 감각 영역을 넘나드는 창조적 생성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엑사원은 “호박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 줘”라고 말하면 기존 AI와 같이 텍스트를 분석해 이미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 학습된 정보를 기반으로 호박 모양의 모자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낸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을을 제조, 연구, 교육, 금융 등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상위 1% 수준의 전문가 AI’로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초거대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3단계 계획 중 1단계로 전자, 화학, 통신 등 계열사 사업에 엑사원을 적용한다. 엑사원을 사용할 수 있는 통로인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계열사에 공개해 사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각 계열사는 언어에 내포돼 있는 감정까지 이해하는 챗봇 고도화, 화학 분야 문헌 약 2000만건에 대한 분석과 학습을 통한 신소재·물질 발굴 등에 엑사원을 적용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한 실증을 거쳐 2단계 글로벌 AI 연합 결성, 3단계 초거대 AI 대중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어려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우수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꼭 필요한 전문가 AI를 만드는 연구원이 되고자 한다”며 “캐나다 토론토대, 미국 미시건대,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외 주요 대학 및 석학들과 연구·개발 연계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향후 API 공개 및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집단 지성으로 글로벌 초거대 AI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