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X홀딩스 지분 15.95% 정리LX 최대주주 구본준으로 교체···지분 7.72%→40% 확대구본준, LG 지분 7.72%→2.04% 낮춰···계열분리 요건 충족LX홀딩스 “공정위 대기업집단 발표 이전 절차 종결”
14일 LG는 구광모 회장(15.95%)과 특수관계인 9명이 보유하던 LX홀딩스 지분 32.32%를 장외거래를 통해 구본준 회장에게 매각했다고 밝혔다. 또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이 이날 거래소 개장 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보유중인 LG 지분 7.72%(1214만24주) 중 4.18%(657만주)를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했다고 알렸다.
LG 총수 일가인 두 회장은 LG 인적분할로 보유하던 LG 및 LX 지주회사 지분을 계열분리 요건을 충족하는 수준에서 정리했다. 구광모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LX홀딩스 처분 주식 금액은 약 3000억원 수준이다. LG는 세법상 특수관계인 간 경영권 이전 거래에 해당돼 20% 할증된 가격으로 거래됐다는 설명이다.
구본준 회장은 LG 주식 2.04%만 남기고 정리했다. 구형모 LX홀딩스 상무 등 구본준 회장 일가가 보유한 LG 주식의 지분까지 모두 합하면 2.96%로 공정거래법상의 계열분리 기준인 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을 충족하게 됐다.
이로써 LX홀딩스 최대주주는 기존 구광모 회장에서 구본준 회장으로 교체됐다. 구본준 회장은 LX홀딩스 지분 비중이 7.72%에서 40.04%로 늘리면서 LX그룹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의 독립 경영 기반을 갖추게 됐다.
시장에선 당초 ㈜LG 인적분할 직후만 해도 구광모 회장과 구본준 회장이 서로 간의 지분을 맞교환 할 거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지분 가치 차이로 인해 결국 구본준 회장이 내년 상반기 공정위 대기업집단 지정 이전에 서둘러 블록딜 방식의 지분 정리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본준 회장이 정리한 LG 지분 차익은 약 52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번 블록딜 외부 매각 작업엔 모건스탠리가 대표주관사로 참여해 할인율은 5.2~8.2%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날 LG 종가(8만6900원) 기준 주당 7만9800~8만2400원 수준이다.
구본준 회장은 잔여 지분 약 3.5%(557만주) 중 1.5%는 LG연암문화재단, LG상록재단, LG복지재단 등 3개의 LG공익법인에 나눠 기부했다. 고 구인회 LG 창업회장부터 이어져 온 LG의 사회공헌활동에 동참한다는 취지라는 게 LG 측 설명이다.
이번 지분정리로 LG와 LX홀딩스는 지주사 본연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양측 총수들의 지분 정리가 늦어진 탓에 두 회사의 주가가 부진하면서 주식 시장에 참여하는 소액주주들의 불만도 컸다.
앞서 LG는 지난 5월 인적분할하면서 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 신설지주회사를 설립했다. LX 계열사에는 LX인터내셔널(LG상사), LX하우시스(LG하우시스), LX세미콘(실리콘웍스) 등이 편입됐다.
LG와 LX홀딩스는 내년 초 공정위에 계열분리를 신청할 예정이다. 내년 4월 공정위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이전에 계열분리를 마무리하는 절차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의 대기업집단에 선정될 경우 상호 출자 금지, 기업집단 현황 공시, 비상장회사 중요 사항 공시, 대규모 내부 거래 의결 공시 등을 해야 한다.
LX홀딩스 관계자는 “지분 정리가 됐고 기타 선결과제 요건이 부합하는 상황에서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빠른 시일내 종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LG 관계자는 “LG는 70년간 기업을 운영해 오며 경영권 분쟁 없이 계열분리를 해오고 있으며 이번에도 아름다운 이별의 전통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는 계열분리 마무리 후 순현금 1조7천억원을 활용해 CVC(벤처캐피탈) 설립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본준 회장이 남겨둔 LG 지분 2.04%는 향후 아들 구형모 상무의 경영권 승계에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LG전자 책임으로 근무했던 구형모 상무는 지난 5월 LX그룹 출범과 함께 LX홀딩스 상무로 입사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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