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모델 세분화···중개 수수료·배달비 인하 ‘투트랙’동시에 프로모션 종료해 “수수료 인하는 말장난” 지적누적적자 5조원 달해 수익 개선 ‘고육책’ 마련 분석도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최근 수수료 모델을 4가지로 세분화한 ‘맞춤형 요금제’를 출시했다. 점주들이 판매 단가와 배달 건수 등을 고려해 최적화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으며 1개월 단위로 변경할 수 있다. 해당 요금제는 다음 달부터 적용된다.
이번 요금제 세분화의 골자는 중개 수수료 인하와 자영업자 부담 배달비 인하다. ‘수수료 일반형’의 경우 중개 수수료가 기본 15%에서 9.8%, ‘수수료 절약형’의 경우 7.5%까지 낮아졌다.
또 ‘배달비 절약형’은 중개 수수료가 15%로 유지되는 대신 자영업자 부담 배달비가 900원으로 저렴해지고 최대 배달비는 2900원으로 한정된다. ‘배달비 포함형’의 경우 주문 중개 수수료와 자영업자 부담 배달비가 통합된 형태로 총 수수료가 27%로 책정됐다. 이 수수료 외 추가 배달비는 전액 쿠팡이츠가 부담한다.
쿠팡이츠는 수수료 모델을 세분화하면서 자영업자들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수수료 인하책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쿠팡이츠가 수수료 모델을 발표함과 동시에 서울에서는 2년여간 진행해오던 수수료 할인 프로모션을 오는 2월 3일부로 종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수수료 인하가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주문금액 1만원부터 5만원까지 새 수수료 유형들을 적용해봤을 때 현행 프로모션 수수료보다 저렴한 경우가 드물다는 이유에서다.
또 쿠팡이 적자를 지속하다 보니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수수료 정책을 손보고 있는 것이라는 의견도 대다수다. ‘쿠팡이츠’는 동반성장을 강조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번 수수료 개편의 목적은 ‘쿠팡’의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이야기다.
실제 쿠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조4000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은 1조3000억원에 달했다. 누적적자는 5조원까지 늘어났다. 뉴욕 증시 상장 이후 투자자들로부터 흑자전환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쿠팡이 수익개선을 위한 고육책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쿠팡이츠는 우선 서울에서만 내달부터 이 요금제를 적용하기로 했는데, 이를 두고서도 자영업자들의 불만과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쿠팡이츠가 어느 정도 점유율을 확보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수수료 정책을 개편한 것이고, 다른 지역도 점유율 추이를 지켜본 후 차차 맞춤형 수수료 적용 지역을 늘려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쿠팡이츠 측은 이번 수수료 개편이 자영업자들이 각각의 운영 상황에 맞출 수 있도록 선택지를 다양하게 제공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도 쿠팡이츠가 실제로 ‘수익’만을 고려했다면 일괄적으로 기존 15% 수수료를 적용했을텐데, 정책을 세분화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자영업자들의 영업 상황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의 새 수수료 체계에 대해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오고 있다”면서 “쿠팡이츠가 언제 이 수수료를 전국 단위로 확대할지, 또 배달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경쟁업체들도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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