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000억원대 제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성공 시 업계 빅3 구축···이마트24와 격차 벌려기존 점주와의 재계약 및 양사 수익성 개선 관건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는 이르면 이번 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 열린 본입찰에는 롯데, 신세계, 넵스톤홀딩스 컨소시엄 등 세 곳이 참여했다.
롯데는 입찰자 중 가장 높은 금액인 3000억원을 제시하며 2000억원 대에 그친 나머지 두 곳보다 가격 측면에서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장이 추산한 한국미니스톱 적정 매각가는 2000억원 대였다.
롯데 측의 인수 주체인 롯데지주는 이날 “현재까지 검토 중으로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다만 업계는 롯데가 사실상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내며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 한 관계자는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롯데가 본입찰을 통해 예상을 뒤집었다”며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낼 만큼 인수 의지가 상당한 것으로 보여 롯데의 품에 안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롯데가 한국미니스톱을 품게 될 경우 편의점업계 빅3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020년 말을 기준으로 업계 1, 2위인 CU와 GS25의 점포 수는 1만5000여 개다. 세븐일레븐(1만501개)은 미니스톱 매장 수(2603개)를 더하면 총 1만3104여개 점포를 확보하게 된다. CU와 GS25와의 격차를 2000개 안팎으로 줄이며 3강 체제를 확고히 구축하는 셈이다. 동시에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이마트24(5169개)와의 격차도 벌릴 수 있게 됐다.
편의점 업계에서 점포 수는 곧 매출로 직결되는 핵심 지표다.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점포 수가 많을수록 납품업체와의 협상력이 커지는데다 물류 비용 또한 줄일 수 있다. 특히 근거리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편의점 자율규약이 3년 연장되며 신규 출점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미니스톱 인수는 단번에 외형 확장을 노릴 수 있는 기회로 꼽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미니스톱을 통해 재도약의 기회를 갖게 됐다”며 “이베이에 이어 또 다시 신세계에 밀릴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하며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는 세븐일레븐 가맹점 수 확대를 통해 퀵커머스 경쟁력을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백화점과 마트, 슈퍼, 편의점 등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의 라스트마일(최종 배송 단계)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할 수 있게 하거나, 도심형 물류센터로 바꾸는 식이다. 무엇보다 중대형 매장을 많이 갖고 있는 미니스톱은 도심 내 물류거점으로 활용하기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관건은 가맹점 유치다. 앞서 세븐일레븐은 2010년 바이더웨이를 인수했지만 기대만큼의 점포 수 증대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바이더웨이 가맹점주 일부가 계약조건이 불리하다며 통합 작업을 반대해서다. 이 때문에 바이더웨이 간판을 모두 세븐일레븐으로 교체하기까지 10여년이 걸렸다. 이마트24 역시 위드미 브랜드를 전부 이마트24로 바꾸는데 상당한 시간을 소비했다. 더욱이 올해 5000여개의 편의점 매장이 재계약을 앞두고 있어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 점주 뿐만 아니라 기존 세븐일레븐 점주와의 재계약도 신경 써야 한다.
수익성 개선도 풀어야 할 숙제다. 미니스톱은 2020년 매출 1조795억원, 영업손실 143억원을 냈다. 세븐일레븐도 같은 해 매출이 4조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제자리걸음 했고 영업손실 8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도 2분기까지 적자를 이어오다 3분기 들어 흑자로 돌아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1년에 1000개의 점포를 늘리기에도 어려운 상황에서 세븐일레븐은 단숨에 2600여개 매장을 늘릴 수 있게 됐다”면서도 “다만 인수 이후 기존 점주들과 계약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간판 교체 작업 또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시너지 효과를 내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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