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이찬희 위원장이 이끄는 2기 체제 시작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승계 포기 등 성과향후 삼성 지배구조 개선 관련 활동 집중할 전망‘준법경영 의지’ 이 부회장과 정기 만남 성사 관심
1기 준법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승계포기, 무노조 경영 철폐 등 삼성의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기 준법위는 지배구조 개편 등의 남은 과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준법위는 18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오후 마지막 공식 활동으로 ‘대기업 컴플라이언스의 현황과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1기 준법위를 이끌었던 김지형 위원장은 토론회 전 기자들과 만나 “준법위를 시작할 때 참여 자체를 결정하는데 힘들었는데 마치면서 생각해보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더디긴 하지만 상당한 변화가 있는 것 같고 생각했던 것 보다 잘 가고 있는 것 같다.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2기 위원장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회장은 “삼성 준법위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우리 사회 준법경영의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재용 대국민 사과·승계포기·무노조 경영 철폐=준법위는 2020년 삼성 준법경영의 ‘파수꾼’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 아래 출범했다. 독립적인 외부 감시기구로 출범해 초기에는 ‘재판용’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이 부회장이 준법위 존속 의지를 보이며 꾸준히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행사 인사말을 통해 “여러 갈래 비판과 의혹의 목소리가 컸고 곱지 않은 눈길이 많았으나 실패나 실수를 하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며 “애당초 위원회의 목표는 성공이나 완벽한 성과가 아니라 새 경험을 쌓는 것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경험을 밑거름 삼아 더 먼길을 함께 걸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준법위의 가장 큰 성과로는 2020년 5월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꼽힌다. 당시 김 위원장이 경영권 승계,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이 부회장에게 사과를 권고했고 이 부회장이 이를 수용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겠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 내리도록 하겠다”고 변화의 의지를 드러내 주목 받았다.
준법위는 출범 후 매달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준법위와 협약을 맺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생명 등 7개 계열사의 각종 제보나 신고, 내부거래 등을 감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사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도 준법위 활동의 성과로 꼽힌다.
삼성 사내식당 운영의 내부거래 문제가 불거지자 빠르게 운영을 외부업체에 공개한 것도 준법위의 역할이 컸다. 삼성 준법위는 부당지원 행위로 문제된 삼성웰스토리와 관련해 일찌감치 경쟁입찰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고 꾸준히 실행계획 및 진행상황을 보고 받았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까지 8곳의 사내식당 운영을 외부에 개방했다.
◇2기 위원회 곧 윤곽···지배구조 개편 과제=준법 문화 안착에 힘쓴 준법위 1기에 이어 2기는 지배구조 개선 역할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배구조 개편안 마련을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연구용역을 맡겼으며 곧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준법위 또한 결과를 공유받을 전망이다.
준법위는 지난해 9월 발표한 ‘2020 연간보고서’를 통해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관계사의 태스크포스(T/F)가 추진하는 외부 컨설팅 용역 결과 등을 검토해 삼성의 지배구조 관련 개선 활동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2월부터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회장과 함께 위원회를 이끌어갈 준법위 위원들도 조만간 선임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봉욱 변호사 등 일부 위원들은 2기 준법위에도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2기 체제가 꾸려진 뒤 이 부회장과 정기적인 만남을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이 부회장은 준법경영 의지를 밝히며 준법위와 정기적인 만남을 약속했으나 가석방 후 아직까지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준법위 관계자는 “1기 준법위의 공식적인 활동은 토론회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된다”며 “준법위와 이 부회장과의 만남은 2기 체제가 시작되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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