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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HDC현산 광주 참사 한 달···재건축 강자 '아이파크' 곳곳서 굴욕

부동산 건설사

HDC현산 광주 참사 한 달···재건축 강자 '아이파크' 곳곳서 굴욕

등록 2022.02.03 17:18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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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현장 사고 연타에 정비사업 수주 '치명타'압구정 현대 사실상 힘들어···월계 시영도 '불투명'관양현대 시공사 총회 앞두고 반대 목소리 이어져월계동신 현산-코오롱 2파전···승부는 '안갯속'아이파크 보이콧 전국 확산···부정적 여론 '여전'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입장발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입장발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광주에서 잇따라 대형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이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정비사업장에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어 실제 수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광주 건물 붕괴 사고가 발생으로 인해 현대사업개발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하면서 향후 정비사업 수주에서 막대한 손해가 예상된다. 특히 주택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난 만큼 현대산업개발에 주는 타격은 더욱 클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주택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70~80%대로 평가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우선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에 빨간불이 켜졌다. 압구정 현대는 현대산업개발의 전신인 한국도시개발(현대건설 주택사업부)이 한강 공유수면 매립을 통한 부지 조성부터 분양까지 독자 진행한 민간 아파트다.

1976년부터 차례로 입주를 시작한 압구정 현대는 준공한 지 40년을 넘긴 다음부터는 강남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로 꼽혀왔다. 건설업계에서는 연이은 사망사고로 '아이파크' 브랜드를 앞세운 현대산업개발의 압구정 복귀는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월계 시영(미성·미룡·삼호3차)아파트단지 재건축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단지 규모가 아파트 32개동, 3930여 세대에 이르러 동북권 최대 재건축단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롯데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맞붙은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역시 밀리는 양상이다. 해당 사업은 총 공사비 4240억원 규모로, 관양동 1396 일대 6만2557㎡를 지하 3층~지상 32층, 공동주택 15개동 1305가구와 부대복리시설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재 롯데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입찰에 참여해 오는 2월 5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 사업 수주에 오랜기간 공을 들여왔으나, 이번 사고로 여론이 악화되며 수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관양현대 재건축은 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가 발생한 이후 설명회에 참여한 첫 번째 도시정비사업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사고 직후 안양현대 아파트 단지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죽을 각오로 다시 뛰겠다' 문구의 현수막을 붙이며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유병규 대표이사는 지난달 15일 관양현대 재건축 조합에 종이를 빼곡히 채운 879자의 자필 사과문도 보낸 바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7가지 파격 공약으로 승부수를 띄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관리처분 총회 전 시공사 재신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최근 광주 붕괴사고로 여론 및 일부 입주민으로부터 현대산업개발 보이콧 이야기가 나온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우려처럼 즉각적으로 영업정지가 발생해 사업에 지장을 초래할 일은 없다며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에서 롯데건설이 특별 홍보관을 통해 조합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며 승기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결과 HDC현대산업개발, 코오롱글로벌 등 2개사가 참여했다. 이 사업은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일대 지하 4층~지상 최고 25층 규모의 아파트 등을 짓는 것이다. 총 공사비는 2826억원이다.

월계동신 재건축 사업은 1차 시공사 입찰 당시 현대산업개발만 단독 입찰해 유찰된 바 있지만, 코오롱글로벌이 최종 참여하면서 2파전이 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21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 9위를 기록했고, 코오롱글로벌은 16위를 기록해 어느정도 체급차이가 나지만 승부는 안갯속이다.

평소와 같았다면 대형 건설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수주에 유리한 상황이지만 광주 사고 이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을 향한 도시정비사업 퇴출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의 정비사업지에서 현대산업개발 기피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광주 북구 운암3단지 재건축 조합은 착공을 앞두고 현대산업개발과 시공 계약 취소를 검토 중이다. 울산 남구 B-07 재개발 조합은 HDC현산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가계약 협상 중이었으나 협상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여기에 현대산업개발에서 시공 예정인 아파트 가운데 일부의 경우 조합에서 시공사 계약 해지나 교체 검토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 입주를 앞둔 일부 아이파크 아파트 주민들은 단지명에서 브랜드를 빼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현대산업개발과 시공 계약을 진행한 단지는 물론 현재 현대산업개발이 수주전에 뛰어든 정비사업 조합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대형 사고로 신뢰도가 추락해 시공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래도 주택사업은 현산의 최대 먹거리인만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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