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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이어 '헤이긴'까지···美 대관 강화하는 삼성·LG

'리퍼트'이어 '헤이긴'까지···美 대관 강화하는 삼성·LG

등록 2022.02.21 16:50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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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배터리 美 대규모 투자로 대관업무 강화 필요성LG, 워싱턴 사무소 개설...조 헤이긴 소장으로 영입삼성, 북미법인 대관 총괄에 마크 리퍼트 전 美대사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 포스코아메리카 고문 맡아

'리퍼트'이어 '헤이긴'까지···美 대관 강화하는 삼성·LG 기사의 사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대기업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북미지역 대관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 관료출신 인사를 잇따라 영입해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올해 미국 내 반도체, 배터리 등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고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미국 고위 관료들을 영입해 대관 업무를 강화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그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부비서실장을 지낸 조 헤이긴을 미국 워싱턴사무소장으로 영입했다.

헤이긴 전 부비서실장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조지 H.W.부시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4명의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재임하던 시절에 15년간 백악관에서 근무한 의전 베테랑이다.

삼성, 현대차, SK 등과 달리 워싱턴 사무소가 없었던 LG그룹은 지난해 워싱턴 사무소 개설 방안을 확정하고 준비해왔다. 헤이긴 전 부비서실장은 한국에서 파견된 임병대 전무와 함께 LG그룹 워싱턴 사무소를 공동으로 이끌 방침이다.

LG그룹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완성차 1위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설립하고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 통합(SI) 전문기업 NEC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이달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를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북미법인 부사장으로 영입을 확정지었다. 리퍼트 전 대사는 다음달부터 삼성전자 북미지역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북미대외협력팀장으로 합류한다.

리퍼트 전 대사는 미 정부와 의회, 업계 등을 상대로 대관 업무를 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리퍼트 전 대사가 입법, 규제 동향과 정책을 기업 및 사업 전략에 결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리퍼트는 검증된 리더이자 유능한 외교관"이라며 "북미법인에 수십 년간의 공공정책 경험뿐 아니라 지정학이 미국 내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원을 투자해 두 번째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결정하며 백악관 및 의회와의 소통창구가 필요해졌다.

특히 지난해 바이든 정부가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수차례 호출하면서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촉구하면서 재계 안팎에선 삼성이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에 대한 후속 대응이란 평가도 나왔다.

리퍼트 전 대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4년부터 2017년 1월까지 주한미대사를 지냈다. 이후 미국 보잉 부사장, 유튜브 아시아태평양지역 정책 총괄 등으로 일해왔다.

앞서 포스코도 지난해 8월 '대북통'으로 불리는 스티븐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포스코아메리카(미국법인) 고문으로 영입했다. 임기는 올해 8월까지며 연장도 가능하다.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은 국제관계, 투자, 친환경, 통상 등의 분야에서 자문역할을 맡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 포드에서 오랜 기간 임원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어 자동차 산업에 대한 조예가 깊을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 인사들과의 풍부한 네트워킹 자산을 통해 빠른 현지 정책트렌드 파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월 샐리 예이츠 전 법무부 차관을 미국 사업 고문으로 영입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글로벌 기업들은 순수한 경제적 문제 외에도 미국 의회의 입법 추진에 따라 사업 방향이 크게 달라지는 상황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미국으로 주 무대가 옮겨가며 일종의 로비 등의 역할도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2차전지 등 핵심 산업을 미국이 안보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 LG 등은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해줄 수 있는 미국 내 주요 인사 영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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