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거래정지 후 연이어 거래 재개에 실패임 대표 최대주주 등극 이후 체질개선 본격화오브맘컴퍼니·코리 활용···단기 매출처 확대 집단행동 나선 소액주주···소통으로 해법 모색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임종윤 대표는 현재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맡고 있다. 임 대표는 고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한미약품 북경한미약품 기획실장을 맡아 중국 시장 실적을 끌어올린 바 있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는 기술 수출 성과를 내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디엑스앤브이엑스에도 임종윤 대표의 경영능력이 빛을 발할지는 미지수다. 먼저 거래정지를 풀기 위해선 흑자전환이 시급한 상황인데 임 대표가 자신이 지분을 가진 회사를 활용해 디엑스앤브이엑스의 매출 확대에 나서며 급한 불을 끄려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단기 해결책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디엑스앤브이엑스의 장기 성장을 위해선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 대표는 회사 실적 개선 뿐 만 아니라 거래정지 기간 동안 '불통'으로 원성이 높아진 소액주주들의 불만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지난 2019년 3월 전년도 감사보고서에 대한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 판정을 받으면서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안진회계법인은 해외 소재 기업 회계처리와 관련해 충분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후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로부터 2020년 4월 9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이후 디엑스앤브이엑스는 2020년 재감사에서 '적정' 판정을 받으며 상장폐기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2019년 사업연도 내부통제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서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됐고 또 다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지난해 3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디엑스앤브이엑스는 개선계획 이행서를 제출했지만 같은해 기심위는 '상장폐지'로 심의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외부 추천사외이사와 감사를 선임해 이사회 감시 기능을 강화했다고 했지만 거래재개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행히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개선기간 1년을 부여함에 따라 상장폐지는 면한 상태다.
기심위 심의 전 최대주주로 올라선 임종윤 대표는 자신의 측근들을 디엑스앤브이엑스의 사내이사와 대표로 신규선임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난 12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변경하고 본인을 비롯해 박상태 코리 LCC(유한회사) 대표이사, 이용구 코리컴퍼니 부사장 등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코리는 임 대표가 2007년 홍콩에서 설립한 바이오 빅데이터 기반 정밀의료 솔루션 공급업체로 박 대표와 이 부사장은 임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사업목적 변경은 단기 매출 확대와 함께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하기 위함이다. 회사는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기업이 5년 연속 적자를 내면 상장폐지 대상으로 선정되고 심사를 받는다.
이에 임 대표는 수출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임시주총에서 보건식품과 식품, 유아용품, 임산부용품, 일용품 등에 대한 제조와 판매 및 수출입업, 창고업 및 물류관리 및 물류용역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으며 기존 사업인 의료기기와 화장품, 건강기능식품도 수출입업을 추가해 변경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기존 임신 진단 사업의 시너지로 영업을 확대, 팬데믹 시대에 고립된 저개발 지역과 의료 사각지대 등 긴급 지원이 필요한 모든 지역에 공급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임종윤 대표-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등 한미약품그룹 오너 2세 남매가 100% 지분을 보유한 오브맘컴퍼니 등이 디엑스앤브이엑스의 매출 증대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예상했다. 코리도 함께 거론된다.
홍콩 소재 기업인 오브맘컴퍼니는 국내외에서 산후조리원과 분유사업 등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 임시주총에서 사업목적에 추가된 항목들이 맞물리는 부분이다. 코리의 경우 바이오뱅크 사업을 영위중이다. 바이오뱅크는 혈장과 소변, 조직, 세포 등 인체 유래물 전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보관한 뒤 이를 분양하는 사업이다.
이미 코리컴퍼니와는 백신 개발 빅데이터 구축을 목적으로 30억원 규모의 면역세포 프로파일링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임 대표가 최대주주로 올라선지 불과 열흘 만에 달성한 계약이다. 계약금은 지난해 매출액이 77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특히 해당 계약금은 1차년도인 2022년 계약금으로 2023년과 2024년에는 계약년도 2개월 전에 상호 협의해 계약금액을 결정할 예정이다. 최소 3년간 매출이 보장된 셈이다.
실적 개선 발판을 마련한 임 대표는 소액주주 달래기에도 나설 전망이다. 디엑스앤브이엑스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11월 회사가 주권매매거래 정지 해제에 실패하자 집단행동에 나섰다.
소액주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 회사가 정지 해제에 실패한 원인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주주들의 의견을 묵살한다며 본사를 방문해 시위를 펼쳤다.
박상태 대표는 "올해는 디엑스앤브이엑스의 새롭게 탈바꿈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단과 백신사업을 통해 회사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어진 1년 간의 개선기간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조속한 시기에 거래재개를 이뤄내기 위해 전 임직원이 불철주야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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