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공정위 대우건설+중흥 기업결합 승인국내 굴지의 대우 10년여만에 새주인 찾아 호남 대표 건설 중흥, 전국구 발돋음 기회주총 이후엔 대대적 인사·조직 개편 전망
금호아시아나그룹부터 KDB산업은행까지 거친 국내 굴지의 대우건설은 중흥그룹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됐고,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을 통해 호남 대표 건설사에서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주인없는 회사 오명에 시달리던 대우건설은 10여년만에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됐고, 조만간 중흥건설의 입맛에 맞춘 대대적인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이 예상되는 등 큰 폭의 변화도 예고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중흥토건 및 중흥건설(이하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주식 50.75%(총 2조670억원 규모)를 취득하는 건에 대해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중흥건설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에 이어 단숨에 업계 4위에 오르게 됐다.
공정위는 "양사의 영위업종 및 연관성 등을 고려해 종합건설업 시장과 부동산 개발·공급업 시장에서의 경쟁 제한 여부를 중점적으로 심사한 결과, 경쟁 제한 우려가 적다고 판단, 기업결합을 승인·회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정위는 종합건설업 시장이 시장 진입 및 퇴출이 비교적 자유롭고, 대형·중견 건설업체를 비롯해 다수의 소규모 중소업체들이 존재하는 집중도가 매우 낮은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결합 후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4위(점유율 3.99%)로 올라서지만, 5위 이하 경쟁사업자들과의 점유율 격차도 크지 않은 것으로 봤다.
기존 건설업체 순위는 1위가 삼성건설(8.96%), 2위 현대건설(8.12%), 3위 GS건설( 4.02%), 4위 포스코건설(3.72%), 5위 대우건설(3.18%), 6위 대림건설(3.17%), 7위 롯데건설(2.37%), 8위 SK건설(2.02%), 9위 HDC현대산업개발(1.47%), 10위 한화건설(1.35%), 10위 중흥건설(0.81%) 등이다.
공정위가 중대형 종합건설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함에 따라 대우건설은 11년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됐다.
대우건설은 1998년 그룹 해체 이후 2002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1년만에 회생했다. 하지만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했지만 3년만에 다시 매물로 나와 2011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 넘어갔다.
이후 또다시 매물로 나온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 중흥그룹과 2조670억원 규모의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며 매각을 추진했으며, 이날 기업결합의 최종 문턱을 넘으면서 새 주인을 맞았다.
아울러 중흥건설은 이번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국내 주택건축 위주 사업에서 벗어나 해외 토목과 플랜트, 신사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창선 창업주 회장이 이룬 중흥그룹은 지난 1989년 중흥건설을 세우고, 1993년 중흥종합건설, 1994년 세훙건설을 각각 설립해 세를 확장했다.
중흥건설은 종합건설기업으로 토목건축과 산업환경설비, 조경 등 분야의 건설공사를 영위하고 있으며, 아파트 브랜드인 중흥 S-클래스로 주택건축사업을 주력하고 있다. 현재 30여개 주택·건설·토목업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건설 그룹으로 성장했다.
이번 결합으로 인해 중흥건설은 주택건축사업의 포트폴리오 강화는 물론 다양한 분야로 주력 분야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 4위로 급부상한 기업결합 시너지가 발휘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이번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인수로 '푸르지오' 브랜드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 중흥건설 측은 대우건설의 푸르지오와 중흥건설의 '중흥S클래스'를 별도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이날 공정위의 이같은 결정을 토대로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백정완 전무를 신임대표이사로 승진발령하는 건과 다른 사내이사 선임 건 등을 확정하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날 임시주총 이후 대우건설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흥그룹이 김형 사장과 정항기 사장을 포함해 임원 2~3명 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교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얘기도 나돈다.
실제 조만간 인사에서 최고경영자는 내부에서 뽑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외부에서 데려올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보현 헤럴드경제 부사장이 대우건설 인사본부장을 맡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보현 부회장은 정창선 회장의 사위이자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고 있다.
다만 김보현 부사장은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취업 승인을 받지 못해 사내이사 후보에서 제외됐다. 김 부사장은 2020년 공군 준장으로 퇴역했는데 퇴직일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않아 공직자 윤리법이 규정하는 취업심사대상자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취업심사대상기관의 업무관련성 여부 등에 관한 심사가 필요했고 공직자윤리위는 재직했던 기관과 대우건설 사이 업무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중흥그룹은 법리검토를 거친 뒤 이의제기 등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 임원인사와 관련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ks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