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성향 지속적으로 줄었지만 '무배당'은 이례적건전성 악화 영향···LAT, 직전 대비 1000억원 줄어"2023년 적용되는 새회계제도 대비하기 위한 방안"
한화생명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한화생명의 배당성향은 매년 줄었지만 이처럼 배당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7년 보통주 1주당 140원을 배당했다. 시가배당율은 2.0%, 총 배당액은 1052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이듬해인 2018년 총 배당액은 751억4000만원, 2019년과 2020년에는 225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배당성향만 따져보면 2017년 20%, 2018년 20.9%, 2019년 19.7%, 2020년 11.4%다. 그러나 지난해에 해당하는 배당은 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배당을 줄이는 게 한화생명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부분 보험사가 신회계제도 도입 전 충당금을 쌓기 위해 배당을 줄였다. 실제 올해 삼성화재는 배당성향을 전년(45.2%)대비 4.2%포인트 줄였고 메리츠화재는 전년대비 24.8%포인트 하락한 10.1%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대형 보험사인 한화생명이 무배당 결정을 한 것을 이례적이라는 게 전반적인 평이다. 특히 이번 무배당 결정은 한화생명이 역대급 실적을 낸 가운데 발표돼 여파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은 1조2415억원으로 전년대비 49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3519억원으로 전년(3437억원)보다 293.4% 늘었다. 이같은 순이익 폭증은 지난해 9월 한화투자증권을 연결자회사로 편입한 영향이다. 단일 재무제표 기준으로도 순이익은 증가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개별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은 4105억6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50.4% 늘었다. 동 기간 영업이익은 2434억200만원으로 전년보다 112.2% 증가했다.
그럼에도 배당을 하지 않는 이유는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 한화생명의 LAT는 기존 1조원에서 지난해 9000억원으로 줄었다. 따라서 한화생명은 추가로 1000억원을 재무건전성준비금으로 쌓아야하는 상황이다.
LAT는 보험계약으로 발생할 미래 현금유입과 유출액을 현재 가치로 바꿔 책임준비금이 적정한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는 일반적으로 보험사의 건전성을 따지는 데 사용하는 RBC비율보다 새 회계제도 대응 능력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신회계제도에 대비한 금융당국의 자본건전성 강화정책을 적극 반영한 결과"라며 "최근 금리상승으로 인해 회사의 실질가치는 증대하고 있지만 회계처리상 기타자본이 감소되어 배당가능 이익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이번 무배당 결정과 무관하게 향후 주주 이익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지난 몇 해 동안 신계약가치 증대, 자산 듀레이션 확대 등 신제도에 대비한 노력을 충실히 이행해왔다"며 "지난해 시장금리 상승까지 더해져 안정적으로 신제도를 맞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으며, 이를 토대로 적극적으로 주주친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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