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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쟁 입찰은 옛말···'무혈입성'이거나 '들러리' 세우거나?

부동산 건설사

경쟁 입찰은 옛말···'무혈입성'이거나 '들러리' 세우거나?

등록 2022.03.24 16:41

수정 2022.03.29 15:32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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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비사업지 입찰에 단 1개 건설사만 참여경쟁입찰 성립 안되자 최근 대다수가 수의계약단독응찰 통하지 않으면 들러리 세우기? 논란도건설사들 경쟁에 따른 출혈 피하려는 의도 분석

경쟁 입찰은 옛말···'무혈입성'이거나 '들러리' 세우거나? 기사의 사진

최근 들어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장에는 대형 건설사들끼리 마저도 예전과 다르게 경쟁을 피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실제 경쟁 입찰이 성립 안 되자 최근 정비사업장 대다수가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 등 수도권에서 경쟁 입찰이 이뤄진 곳은 단 4곳으로 나머지 사업장에서는 단 1곳의 건설사만 참여하는 단독 입찰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 아무리 대형 건설사들이라도 되도록이면 비용을 줄이고 무리한 출혈 경쟁을 피하자는 기조가 확산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도시정비사업 규제 강화로 처벌 수위가 한층 높아지는 등 정부의 감시 강화 영향으로 건설사들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선별적 수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무리한 출혈 경쟁 피하자는 분위기···줄줄이 수의 계약 =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정비사업 '강자'로 불리는 GS건설이 수주한 곳은 총 6곳인데 이 중 은평구의 불광5구역만 제외하고 모두 단독 입찰로 이뤄졌다. 백사마을, 한강맨션, 신림1구역, 신길13구역 재건축, 부산 구서5구역 재건축 등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맺어졌으며 일원개포한신 만이 아직 현재까지 유찰 중에 있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일원개포한신 수주에 성공할 것으로 거의 확실시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해당 사업장은 최근 들어 시공사 재공모에 돌입했지만 '강남 재건축'이라는 상징성이 있어도 조합 요구가 까다로운데다 공사비마저 낮은 등 사업성이 떨어져 다른 대형 건설사들은 꺼려하는 분위기다. 실제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위치만 강남일 뿐 그 외 좋은 조건이 하나도 없다"라며 귀띔하기도 했다.

현재로썬 GS건설이 신규 수주액 1조8919억원을 기록하며 도시정비사업 실적 1위를 달리고 있다. 뒤이어 바짝 뒤쫓고 있는 현대건설 역시도 모두 단독입찰에 나서며 경쟁을 하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올해 과천주공 8·9단지, 대치2단지 리모델링, 이촌강촌 리모델링, 대구 봉덕1동 재개발,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 등의 사업장에 참여했다. 이 중 과천주공 8·9단지와 대치2단지 리모델링 등 두 곳만 유찰된 상태고 나머진 수의계약 통해 이뤄졌다.

올 들어 정비사업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롯데건설이 참여한 사업장의 경우에는 성수1구역 재건축, 청담신동아 리모델링, 이문4구역 재개발, 미아3구역 재개발, 돈암5구역 재개발, 강동 선사현대 리모델링 등인데 이 중 두 곳만 제외하고 모두 유찰된 상황이다. 재입찰 시 또다른 건설사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수의계약을 통해 나머지 사업장도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

'클린 수주'만을 한다는 삼성물산도 올 들어 방배6구역, 이촌 코오롱 리모델링 사업장에 입찰했는데 모두 단독으로 성사됐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 간에 무리한 경쟁구도를 피하려는 기조가 작용했다는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출혈 경쟁을 벌이고도 수주에 실패한다면 기업 이미지 훼손은 물론 막대한 홍보비 투입으로 인한 손실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자칫 사업 속도만 느려질 수 있어 왠만해서는 과열 경쟁을 피하고 보자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한 정비사업 관계자는 "건설사들끼리 묵시적 동의 있는 것은 사실일 것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또 이미 특정 건설사로 판세가 기울어진 상황이라면 후발주자로 나서더라도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알며 피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깜짝 등장한 건설사 알고보니···들러리? = 이렇듯 시공사가 단독입찰해 유찰을 거쳐 수의계약되는 수순을 밟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대다수의 조합에서도 입찰에 한 곳만 참여했어도 수의계약으로 일단 진도를 빼는 사업장도 많기 때문이다.

물론 경쟁 입찰이 불성립 되더라도 끝까지 재입찰을 준비하는 일부 사업장도 있다. 최근의 월계동신 재건축가 대표적이다. 이 곳은 HDC현대산업개발 단독 입찰로 한 차례 유찰된 사업장이었다. 하지만 2차 입찰에서 코오롱글로벌이 등장해 경쟁구도가 형성됐고 수의계약 전환없이 HDC현대산업개발이 무난히 시공권을 따내게 됐다.

또 작년 대구시 중구 서문지구주택 재개발 입찰에도 코오롱글로벌이 갑작스럽게 등장해 GS건설과 경쟁구도가 형성되자 조합원들이 '들러리'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단독입찰일 때 유찰 처리해 버리니 저런 일들(들러리 논란)이 생기는 것"이라며 "결국 시공사 선정도 정비사업 초기에 결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듯"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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