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P2E '엑시 인피니티' 7600억 규모 해킹 사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안정성 문제···국내 악영향게임업계 "100% 안정성 어디에도 없어···본질을 봐야"
지난 30일 엑시 인피니티와 연동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로닌 네트워크'는 트위터를 통해 해킹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밝힌 피해 규모는 이더리움 코인 17만3600개와 USDC 2550만개로, 한화 기준 7400억~7600억원에 달한다.
엑시 인피니티는 베트남 개발사 '스카이 메이비스'가 2018년 출시한 P2E 게임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게임 NFT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일일 최대 170만명의 이용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부 동남아 국가에선 이 게임으로 거둔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이 생기는 등 완성도 있는 NFT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 업계 안팎에서는 엑시 인피니티에 단기간에 많은 유저가 몰리며 NFT 생태계가 만들어졌던 점을 꼽으며 이번 해킹 사태가 예고된 수순이란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P2E 게임의 안정성 구축은 막대한 기술력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간에 완벽히 만들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엑시 인피니티 측은 게임 내 자산이 아닌, 이를 인출하는 통로에서 해킹이 발생했다며 게임 생태계의 안정성 문제는 아니라고 진화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안정성이 생명인 P2E 게임에서 역대 최대 수준의 해킹이 발생한 만큼, 유저 이탈, NFT 토큰 가치 하락 등의 문제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되는 점 중 하나는 이번 엑시 인피니티 해킹 사태가 P2E 생태계의 '안정성' 문제를 다시금 수면 위로 올렸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그간 P2E를 도입하지 못한 것은 안정성, 사행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이러한 문제가 정치권 등에서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서, 아직 우리나라는 P2E 게임의 국내 도입을 금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역시 후보 시절부터 사행성, 안정성 문제를 꼽으며 P2E 국내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라는 일관된 의견을 보여왔다.
이러한 가운데 해외에서 대규모 해킹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그간 정치권의 부정적인 시각이 옳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선 국내 도입 시기가 더욱 늦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P2E 뿐만 아니라 금융과 관련된 것은 모두 100% 안정을 보장하기는 어렵다"면서 "그간 안정성 문제를 걸고 반대하는 것은 세계의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게임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간 보수적인 입장이 주를 이뤘던 만큼, 이번 해킹 사태도 하나의 사례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문제의 본질을 명확히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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