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수익성 대안 없어, 광주공장 이전 유력 카드설립 50년 공장, 노후에 품질 하락 경쟁력 악화 우려금호타이어, 공장 이전 앞두고 광주市와 마찰까지 찬물유동성 위기 상황에 '1兆' 공장 건설·이전 비용 마련해야
그나마 캐시카우를 마련할 수 있는 대안은 광주공장 뿐이다. 자급자족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 사장이 내린 묘수로 공장 이전 카드가 유력하다. 50년 세월의 낙후된 현재 공장을 떠나 신규 기술과 생산 설비를 갖춘 신식(新式)공장을 건설해 안정적인 생산성을 확보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지 매각에 따른 현금 확보로 차입금을 상환, 금융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 위치한 공장은 설립된 지 5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설비 대부분이 노후됐다. 가동률 저해가 잇따랐고, 품질 하락에 따른 경쟁력 약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는 공장을 광주시 함평군의 빛그린 산업답지로 이전해 친환경 및 전기차 타이어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으로, 2019년부터 광주시와 공장 이전을 추진해왔다.
부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며, 양사는 부지 매각가로 1조 4000억원을 합의한 상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말 사전 계약 형태로 광주 공장부지 일부인 11개 필지 2만1182㎡(약 6408평)를 600억원에 넘기기도 했다. 또한 함평군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선 계약보증금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납입했고, 이달 전라남도 등과 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부지 매각 본 계약을 앞두고 상황이 꼬였다. 금호타이어의 부지 용도변경 신청을 광주시가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1조원 넘게 추산되는 공장 신축 및 이전 비용을 마련하려면 먼저 부지 사전용도 변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광주시는 공장 이전이 선제적으로 마무리 돼야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사전 용도변경을 요청하는 건 광주공장 부지를 상업 혹은 주택용지로 용도 변경하게 되면 매각 시 더 높은 가격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광주시는 법 위반 가능성을 이유로 금호타이어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국토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지구단위계획 지정 대상지역에 조건을 '유휴토지'나 '대규모 시설의 이전부지'로 명시하고 있다. 즉 금호타이어가 현재 공장을 비우고, 새 부지로 이전을 해야 용도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선제적으로 용도변경을 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클 뿐만 아니라 향후 특혜 시비도 불러올 수 있다.
금호타이어 입장에선 난감한 상황이 됐다. 일단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1조원 이상의 공장 건설 및 이전 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규 공장 준공까지 4~5년은 걸리는데, 그동안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본 계약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미 사전계약 차원에서 미래에셋 컨소시엄에 넘긴 부지도 있는 데다 법적 문제로 비화될 경우 계약 위반의 책임이 금호타이어에 있다고 볼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추가적인 위약금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업계에선 미래에셋 컨소시엄 역시 본 계약을 포기하는 수순을 밟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 공장 부지의 경우 광주 KTX 관문이라 할 수 있는 광주 송정역 인근에 위치해 노른자 땅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광주지역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에 맞춰 가장 부합한 장소 중 하나로 꼽히면서 최근 광주지역서 가장 '핫' 한 곳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 컨소시엄과 금호타이어는 본 계약 시점을 늦추는 선에서 합의를 이뤄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공장 부지 매각이 늦어질수록 금호타이어의 수익성 및 유동성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공장 이전이 늦어지면 현 공장의 노후화 된 설비에 따른 생산성 감소가 불가피하다. 또 부지 매각 지연으로 현금 확보 역시 늦어지면서 차입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당장 내년에 약 1조원 규모의 만기 차입금이 도래하는 금호타이어로선 보통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광주시가 금호타이어의 사전 용도변경 신청을 받아줄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급한 쪽은 금호타이어인 만큼, 분리매각 등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해 광주시와의 협상을 마무리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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