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항공사, 화물호조로 1분기 호실적작년말 정점 찍고 하락세 전망에도 여전히 강세상하이 봉쇄·미주수요 영향, 2분기도 高운임 유지억눌린 국제선 수요 폭발···운임 인상 효과도 기대
13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분기 별도기준 매출 2조8085억원, 영업이익 6155억원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394%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상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이 1분기 매출 3조3000억원, 영업이익 7879억원을 달성했다고 추정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연결기준 컨센서스는 매출 1조1755억원, 영업이익 1005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40% 가량 확대됐고, 영업적자는 흑자전환한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실적을 낸 배경에는 항공화물 사업이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2020년 2분기부터 시작된 화물운임 강세는 지난해 말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분기부터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글로벌 항공운임은 밸리 카고(여객기 화물칸) 공급이 회복되면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TAC인덱스에 따르면 홍공~북미 노선 운임은 작년 12월13일 kg당 14.3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2월부터 10달러 후반대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는 9달러선을 오가고 있다.
반면, 국내 항공사는 오히려 화물운임이 상승했다. 중국발(發) 물류 적체가 지속되는 것은 물론, 국내 FSC들이 특화된 경쟁력을 가진 미주 노선 수요도 주효했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의 1분기 화물 수익(Yield)을 700원대 후반에서 800원대 초반으로 추산했다. 2019년 341.8원/RFTK와 비교할 때 2배 이상 상승한 금액이다. 지난해 626.7/RFTK원보다도 20% 이상 높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영공 폐쇄와 상하이 락다운 등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지속되면서, 업계 비수기인 2분기에도 고운임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선 여객사업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글로벌 국제선 여객이 2019년의 69%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찌감치 '위드 코로나'에 돌입한 해외 주요 국가들의 경우 이미 국제선 여객은 40%대 수준을 회복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국제선 여객수는 각각 34만679명, 22만6408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7만5238명, 13만373명보다 94.4%, 73.7%씩 확대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할때는 여전히 13분의 1 수준에 그치지만,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우리 정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해외 입국시 격리 조치를 해제하는 등 방역 수준을 완화했다. 또 정부가 직접 나서 연말까지 국제선 운항 규모를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5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으로 3월 기준 국제선 여객은 1~2월 평균 대비 21% 증가했고, 3월 마지막주에는 전주 대비 15% 늘어날 만큼 여객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항공사들은 국제선 사업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운임 인상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만큼, 상대적으로 공급 경쟁이 덜하고 수요가 몰리는 노선의 운임 강세가 뚜렷할 것이란 분석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화물 사업에 유리한 대내외 환경이 펼쳐지면서, 국내 FSC들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유가 상승분을 반영해야 하는 만큼, 마진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국제선 운임 책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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