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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이동 전쟁의 서막 "누가 이동을 시켜줄 것인가"

전문가 칼럼 권용주 권용주의 모빌리티쿠스

이동 전쟁의 서막 "누가 이동을 시켜줄 것인가"

등록 2022.04.29 09:41

수정 2022.05.26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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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전쟁의 서막 "누가 이동을 시켜줄 것인가" 기사의 사진

서울 여의도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이동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 여기서 근본적인 고민의 시작은 '어떻게 이동할 것인가?'에서 비롯된다. 첫 번째 고민은 이동의 공간 선택에서 시작된다. 하늘, 바다, 육상 등 셋 가운데 주력 이동 공간을 어디로 삼을 것이냐의 갈림길이다. 고심 끝에 선택했다면 다음은 공간을 활용해 이동하는 수단을 봐야 한다. 하늘이라면 항공기, 수직 이착륙의 헬리콥터 등이 있고 바다로 간다면 선박을 타야 한다. 그리고 선박도 대형, 소형, 중형, 쾌속 등을 고를 수 있다. 이와 달리 육상 이동을 선호하면 선택지는 확대된다. 도보, 기차, 자전거, 이륜차, 자동차, 버스 등이다.

물론 가장 많이 선택되는 것은 육상 이동이다. 그 중에서 자동차를 이용해 부산까지 가는 방법이 가장 흔하다. 이때 새로운 고민이 시작된다. 직접 운전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운전에 의존할 것인가? 만약 후자를 고르면 법적 지위를 가진 유상운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된다. 반면 직접 운전할 수도 있다. 이때는 대부분 승용차를 이용하는데 많은 사람들의 선택 방식이라는 점에서 수많은 제품이 존재한다. 대중적인 것부터 프리미엄, 그리고 사용하는 연료 및 형태에 따라 다양한 이동 수단이 즐비돼 있다. 그리고 자동차회사의 기본 주력 사업은 '자동차'라는 형태의 이동 수단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모빌리티 산업은 분야가 광범위하다. 이동을 하려면 이동 수단이 필요하고 이를 활용해 이동이 필요한 사람을 옮겨주는 운송업, 나아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운전자의 피도로를 줄여주는 IT 사업, 그리고 이동 수단이 움직일 때 필요한 에너지 사업 등으로 구분돼왔다. 이 가운데 다시 선택이 나눠지는 곳이 바로 운송 사업이다. 운전을 누가 할 것인가로 1차 구분이 됐다면 2차 기준은 운전 여부가 아니라 '이동 수단(자동차)을 누가 소유할 것인가'로 나눌 수 있어서다. 그래서 모빌리티 산업은 지금까지 각각의 영역에서 서로 협력하며 발전해 왔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영역 파괴가 시작됐다. 대표적으로 IT 기업이 재빨리 모빌리티 산업에 뛰어 들었는데 대표적인 게 택시다. 이동을 원하는 사람과 택시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이익으로 취하는 사업을 전개했다. 덕분에 손 흔들고 택시 잡던 때는 과거 '마차 시대'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킥보드 같은 새로운 이동 수단은 '4차 모빌리티 산업' 기치를 내걸고 이용자 스스로 운전하는 운송업에 진출했다. 그러니 육상 운송업에선 버스, 마을버스, 택시, 킥보드, 자전거 등이 서로의 이동 영역 경쟁을 벌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세상이 변하고 있다. 인구 감소와 노령화, 그리고 디지털 변화가 시작되면서 굳이 부산까지 가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줄어든다. 이동 수단을 만들어 판매하던 기업 입장에선 위기였던 셈이고 대책이 필요했다. 그 결과 직접 만든 이동 수단으로 이동이 필요한 사람을 이동시켜주는 유상운송 사업을 노린다. 이동 수단 제조에 머물지 않고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으로 운송업 진출을 시도하는 셈이다. 지금까지 운송사업자에게 자동차 제조사는 이동 수단을 판매하는 곳이었지만 더이상 판매자로 남지 않고 운송의 경쟁자가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변화는 사람의 이동이 아닌 물건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다. GM이 물류전문회사 브라이트드롭을 설립한 것도 IT 기업들의 운송업 진출이 활발해서다. 만들어 팔던 것에서 벗어나 이제 만들어 이동까지 시켜주려 한다. 그래야 제조업의 근간은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 수단도 결국은 제조물이니 말이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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