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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따로 없네" 자율주행에 온돌까지 ...현대차 '모빌리티 온돌'

와! 테크

"방이 따로 없네" 자율주행에 온돌까지 ...현대차 '모빌리티 온돌'

등록 2022.05.16 16:03

수정 2022.05.16 16:05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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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온돌 홈페이지현대차그룹 온돌 홈페이지

이동 수단에 불과했던 자동차가 기술의 발전으로 또 다른 거주 공간이나 새로운 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미래의 모빌리티를 상상한 여러 콘셉트카를 통해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현대차의 콘셉트카 '세븐'은 자유로운 시트 이동과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를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운 구성으로 모빌리티의 실내가 온전한 휴식 공간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공개한 모빌리티 온돌 콘셉트(이하, 모빌리티 온돌) 역시 거주 또는 휴식 공간으로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모빌리티 온돌은 우리나라 고유의 난방 방식인 '온돌'에서 영감을 받아 실내 공간을 구성한 콘셉트카다. 온돌방의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흥미로운 네이밍과 함께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탑승자 중심의 공간을 구상한 것이 특징이다.

"방이 따로 없네" 자율주행에 온돌까지 ...현대차 '모빌리티 온돌' 기사의 사진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온돌의 내부 공간을 통해 탑승자에게 가장 편안한 이동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우선 자율주행 시스템을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모빌리티 온돌에는 주행을 위한 별도의 조작부가 존재하지 않는다. 탑승자가 이동하는 동안 온전히 휴식에만 시간을 보낼 수 있게끔 승차 공간을 설계한 것이다. 앞뒤 좌석을 서로 마주 보게 대칭으로 구성하여 탑승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했다는 사실도 엿볼 수 있다.

휴식 공간에 초점을 맞춘 모빌리티인 만큼, 모빌리티 온돌의 차체는 높은 전고와 긴 휠베이스를 갖춰 기존 자동차보다 널찍한 공간을 자랑한다.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플로어에는 여느 순수 전기차들과 마찬가지로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된다.

또한 시트와 배터리 사이의 여유 공간은 모빌리티의 용도나 오너의 선택에 따라 보조 배터리를 장착하거나 화물 적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도어를 개방한 상태에서 실내 공간 플로어에 발판과 별도의 수납공간이 있어 더욱 편한 승하차가 가능하며, 발판을 안쪽으로 슬라이드해 탑승자의 신발을 보관할 수도 있다.

"방이 따로 없네" 자율주행에 온돌까지 ...현대차 '모빌리티 온돌' 기사의 사진

모빌리티 온돌은 탑승자가 최대한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특별한 시트 구조를 갖췄다. 기본적인 착좌 자세는 일반적인 자동차에 탑승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도어 트림 내부에 접이식 테이블이 있어 물건을 올려놓거나 식사를 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도어 트림 포켓도 글로브 박스 정도의 넓은 수납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모빌리티 온돌에서는 특수한 설계의 시트 덕분에 기존 자동차에서는 취하기 힘들었던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령 고급 리클라이너에 앉은 것처럼 다리를 쭉 뻗고 시트에 기대어 책을 읽거나, 침대 형태로 변형하여 취침을 할 수 있다. 또한 시트백과 시트 쿠션 사이에 베개나 담요를 수납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등 탑승자의 편의성까지 섬세하게 고려했다.

본격적인 침대 모드 사용 시에는 시트백이 뒤로 이동해 누울 자리를 최대한 확보하며, 레그 레스트가 시트 쿠션과 평행을 이루며 평평한 구조를 만든다. 여기에 탑승자는 안전벨트 기능을 겸하는 안전 담요를 덮고 취침한다. 이 담요에는 플로어와 고정이 가능한 체결 장치가 있어 취침 시에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방이 따로 없네" 자율주행에 온돌까지 ...현대차 '모빌리티 온돌' 기사의 사진

이와 같은 휴식이 가능한 이유는 기존의 시트와 차별화된 구조를 지닌 풀 플랫 시트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구현을 위해 개발 중인 해당 시트는 경첩 및 지지 구조를 달리해 일반적인 착좌 자세는 물론 탑승자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자세를 안정적으로 취할 수 있다.

전후 가동 범위가 넓은 풀 플랫 시트는 레일을 중심으로 한 프레임 구조가 특징이다. 각 착좌 자세에 따라 다중 구조의 레일이 큰 폭으로 움직이며, 쿠션 링크와 백 링크가 각각 시트 쿠션과 시트백의 각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시트를 가동하는 모터 역시 두 개로 구성되어 다양한 착좌 자세를 소화한다.

"방이 따로 없네" 자율주행에 온돌까지 ...현대차 '모빌리티 온돌' 기사의 사진

이 신개념 모빌리티의 이름이 '온돌'인 데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모빌리티 난방 체계의 일부가 열의 전도를 활용한 전통적인 온돌의 난방 방식에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열원은 바로 배터리다. 전기차의 운행으로 발생하는 배터리의 열을 활용해 모빌리티의 전반적인 난방 효율을 높이는 원리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같은 *에너지 하베스팅 콘셉트를 기반으로 PE 시스템과 배터리의 폐열 회수 기술을 통한 난방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 열, 빛, 운동, 바람, 진동, 전자기 등의 형태로 주변에서 버려지거나 잉여된 에너지를 모아 전기를 얻는 기술을 의미

또한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의 난방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복사열 워머 기술도 개발 중에 있다. 공조장치를 활용한 기존의 난방 기술은 장시간 사용시 실내가 건조해지며, 열의 대류 현상으로 하체의 보온이 비교적 미흡한 것이 단점이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의 플로어에 복사열의 원리를 이용한 발열체를 적용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이와 같은 간접 난방 기술은 현재 현대차그룹의 일부 모델에도 무릎 워머라는 편의 장비를 통해 적용 중에 있다.

"방이 따로 없네" 자율주행에 온돌까지 ...현대차 '모빌리티 온돌' 기사의 사진

스티어링 컬럼 하단에 장착돼 운전자의 하반신 난방을 보완했던 무릎 워머와는 달리, 현재 개발 중인 복사열 워머 기술은 실내 플로어의 넓은 면적에 적용하여 실내의 전반적인 난방 성능을 끌어올린다. 탑승자의 발이 닿는 부분에 적용되기에 촉감과 같은 감성 품질을 고려한 것도 특징이다. 플로어 카펫 소재로 나무 무늬가 생생한 리얼 우드를 사용해 고급감을 강조한 것이다. 원단 속에서 열을 내는 것은 탄소 직물 소재의 발열체다. 탄소사를 직조해 만든 이 소재는 열전도율이 뛰어나고 열용량이 낮아 난방 효율이 높다. 하부의 흡음재 역할을 겸한 단열재는 발열체의 열이 반대편으로 전달되어 생기는 에너지 손실을 막는다.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온돌의 배터리 잔열을 활용한 난방 구조와 복사열 워머의 간접 난방 기술을 복합적으로 적용해 최적의 난방 체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모빌리티 온돌의 독특한 시트 구조와 배터리 열을 활용한 난방 구조는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세계 주요국에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복사열을 활용한 플로어 난방 장치는 실제 적용을 위해 여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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