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소식통은 서방의 제재와 유럽연합(EU)의 원유 부분 금수 조치로 러시아의 석유 생산 능력이 저하되면서 일부 OPEC 회원국들이 산유량 합의에서 러시아의 참여를 중지시키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OPEC이 러시아의 산유량 감소분을 메울 방안을 아직 정식으로 추진하고 있진 않지만, 중동의 일부 산유국은 향후 수개월 내 생산량을 늘리는 계획에 착수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세계 3대 산유국인 러시아는 지난해 OPEC 및 OPEC 회원국이 아닌 9개 산유국과 매월 석유 증산에 합의했다. 그러나 올해 러시아의 산유량은 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산유량은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 감소하기 시작했고 앞으로 감소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를 산유량 합의에서 제외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다른 OPEC 회원국의 원유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게 된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석유 가격이 치솟기 시작한 이래 이 같은 조치를 요구해왔다.
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10개 비OPEC 산유국의 모임인 OPEC플러스(+)는 2일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산유량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 일일 43만2000배럴의 증산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EU는 이 같은 계획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석유 시장을 안정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OPEC+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WSJ 보도가 나온 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OPEC의 이런 기류에 대응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사우디 국영 언론은 라브로프 장관이 이날 사우디에 도착,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의 외무부 장관들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리야드에서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부 장관과 회동했으며, 양측은 OPEC+ 내 협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파르한 장관은)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이 세계 탄화수소 시장에 미치는 안정적 효과에 주목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에너지부 대변인은 WSJ에 2일 OPEC+ 회의 때까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OPEC은 산유량 합의와 별개로 러시아와의 제휴를 앞으로도 유지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고 WSJ은 관측했다.
러시아는 산유량이 줄어든 현재도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전체 나라들보다 산유량이 많다. OPEC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가 압력단체로서 우리에게 상당한 권력을 준다"고 말했다. OPEC 내에서는 러시아를 생산량 할당에서 제외할 경우 향후 석유 감산 시 러시아가 거부할 위험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러시아의 OPEC+ 대표단은 내부 회의에서 석유 수요량 예상치를 낮출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 수요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될 경우 증산이 더 어려워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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