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산하 28개 공공기관 고강도 조사 착수원희룡 "자체개혁 의지 없음 확인했다" 강경관가에선 타깃정해 특정기관 압박해야 효과단, 정권 초 전체대상 감사원칙 옳다 시각도기관장들 시키는 대로 임기보존 버티기할 듯
"원희룡 장관이 (LH면 LH, 코레일이면 코레일 이런식으로) 몇 군데 산하기관을 콕 찝어 제대로 손을 보겠다고 말했어야 했다. 산하 28개 공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개혁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탓에 산하 기관들이 '설마 우리겠어'라는 판단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기관장들 대부분이 그 회사 공채 출신이 아닌 탓에 임기보존(버티기 모드)을 위해 정부에서 시키는대로 인력감축이나 자산매각 등에 바로 동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전 국토부 고위 관계자)
원희룡 장관이 산하 28개 공공기관에 대해 강도 높은 감사와 개혁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벌써부터 솜방망이 조치에 그칠 공산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가 직접 산하 모든 공공기관에 고강도 감사에 돌입하는 등 개혁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대상을 콕 찝어 타깃을 정하지 않고 전체 공공기관으로 전선을 넓혀 놓은 탓에 효과적으로 개혁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 즉, 선택과 집중으로 몇군데 공공기관을 딱 찝어서 칼을 빼들겠다고 했다면 오히려 더 효과적인 조치가 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번 조치가 사실상 전 정부에서 임명한 기관장들 사퇴 압박 카드라는 분석도 있는데 기관장들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고 버티기 모드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23일 원 장관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코레일 등 28개 산하 공공기관에 대해 '1주일 안에 혁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각 기관은 경영효율화·재무개선 방안 등 총 500여개 항목의 개혁안을 제출했지만, 원 장관은 지난 5일 사실상 퇴짜를 놨다.
이날 공공기관 혁신 언론 브리핑에서 그는 "대부분의 혁신 방안이 경영 효율화와 재무건전성 확보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기관 본연의 임무를 공정·투명하게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조사와 개혁조치, 고강도 감사까지 예고했다. 국토부 산하 28개 전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다.
관가에선 원 장관의 개혁 의지와 달리 혁신 성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먼저 지난달 국토부 장관1호 지시로 공공기관 혁신방안을 내놓으라 했지만, 개혁이 더 시급한 기관을 콕 찝어 타깃을 정하거나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고, 28개 공공기관 전체에 대해 칼을 빼들다보니 기관들이 받아들이는 압박감이 반감됐을 것이라는 의미. 우리 기관만 대상이 아닌 탓에 기획재정부나 국토부의 평가 기준이 달라진 점도 직간접적으로 들먹이면서 타 기관들 눈치를 보며 적당한 선에서 버티기에 들어 갈 수 있다는 뜻이다.
기관장들이 스스로 사표를 던질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이른바 환경부와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직접적인 사퇴 압박이 불가능해지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는 데다 국토부 산하 기관장들 대부분이 그 회사에서 몸담은 기간이 짧아 국토부 개혁방안이 나오면 그대로 따르면서 본인 임기를 유지하려 들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국토부 최고위직까지 오른적이 있는 전 고위 관계자는 "공공기관 개혁에 메스르 들이댈 때는 몇군데 타깃을 정하고 단박에 압박에 들어가는 게 효과적이다. 범용으로 개혁한다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압박감이 크게 떨어 질 것이다. 전 기관 통합 감사로는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단, 새 정부 초기이다보니 전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이는 게 정부 원칙에 맞다는 의견도 있다. 관가 한 관계자는 "새 정권 초기에는 전체를 대상으로하는 점검이 보다 더 원칙에 가깝다고 본다. 감사나 조사 외중에 덩치가 크고 중요도 높은 기관에 자연스레 감사가 집중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원 장관이 본인이 원하는 개혁안을 더 구체적으로 명확히 알리고 혁신을 추진해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각 기관별로 특성도 감안하면서 큰 틀에서 가장 방점을 두는 혁신방향을 제시한다면 산하 기관들이 더 효율적인 개혁안을 마련하거나 실천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에서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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