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최대 1434원 전망도 나와한달 만에 한미 금리 역전되면서연말 1%포인트 이상 벌어질 수도환율 상승에 또다른 기폭제 우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0.4원 상승한 1409.3원에 마감했다. 이날 1405원으로 하락 출발한 환율은 하락폭을 되돌리며 장중 1410원을 돌파했지만, 이후 1409원선에서 약보합 마감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400원대를 돌파했다.
이같이 환율이 치솟는 것은 연준이 3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은 영향이 가장 크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연준은 기준금리를 0.75%p 올리고 앞으로도 고강도 긴축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또 내년말 금리 전망치도 4.6%로 6월(3.8%) 보다 0.8%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올해 남은 11월과 12월 두 차례 회의 동안 최소 한 차례는 0.75%p 인상할 것으로 분석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정례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창용 한은 총재도 입장 변화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그간 한은의 '예상경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0.25%p씩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지만 이제는 전제 조건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전날 열린 비상거시경제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베이비스텝)전제 조건에서 벗어났다"며 "Fed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4% 수준, 그 이상으로 상당폭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금통위원들과 함께 이런 전제조건 변화가 성장 흐름, 외환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기준금리 인상 폭과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미금리차가 커졌을 때의 부작용을 우려해서다. 이 총재 역시 "역사적으로 볼 때 한미 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1%포인트 중심으로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너무 격차가 커지지 않는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한‧미 금리차는 미국의 금리가 3.0~3.25%, 한국은행 기준금리 2.50%로 0.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지난달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잠시 동률이 됐으나 한 달 만에 큰 폭으로 역전된 셈이다. 연말 미국의 금리가 4%까지 올라가게 되면 격차는 1%포인트 이상 나게 된다.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은 환율 상승의 또 다른 기폭제가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다시 역전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최고 1434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경우 미국과 한국의 전년 동월 대비 기준금리 변동 폭 격차는 1%포인트만큼 벌어지게 된다"며 "환율 상승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4% 확대돼 1434.2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과거 1999년, 2005년, 2018년 등 세 번의 금리 역전 시기를 봤을 때 자금이 순유입 됐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외화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국내 경제 상황 등 각종 변수가 많은 상황이어서다. 실제로 국내 경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8월 경상수지가 적자전환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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