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낮췄음에도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은 부진4분기 상장 예정 기업 많지만 공모 규모 작아 시황 부진 심화되면 IPO 철회 기업 속출 우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쏘카는 1만5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공모가 대비 45.7% 하락한 수치다. 지난달 3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더블유씨피는 최근 주가가 공모가보다 무려 26.8% 하락했다. 상장일 시초가 5만4000원을 형성한 더블유씨피는 지난 4일 7.43% 반등했지만 하락폭을 상쇄하진 못했다.
지난 8월 상장한 국내 1위 카셰어링 플랫폼 업체인 쏘카는 상장 추진 과정에서 공모가 희망 밴드를 3만4000~4만5000원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기존 희망 밴드보다 40% 낮춘 2만8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시장친화적인 몸값이라는 회사 설명과 달리 쏘카는 상장 후 우하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차전지 분리막 제조사인 더블유씨피도 마찬가지다. 회사는 공모가를 당초 희망공모가인 8~10만원보다 25% 하향 조정한 6만원을 공모가로 확정했다. 하지만 몸값 조정에도 불구하고 상장날 더블유씨피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25% 이상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쏘카와 더블유씨피 외에 수산인더스트리와 에이치와이티씨도 수익률이 좋지 않다. 수산인더스트리의 이날 종가는 공모가 대비 20.7% 하락한 2만7750원이다. 에이치와이티씨도 공모가 대비 주가가 21.7% 하락했다. 그나마 새빗켐이 공모가 대비 주가가 274% 오르며 선방하는 모습이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와 알피바이오도 주가가 공모가 대비 20% 이상 오른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증시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그간 투자자들이 몰렸던 공모주 시장에서도 유동성이 축소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 분석했다.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기관투자자는 종목 선별 작업을 통해 특정 종목에 집중했으며 일반투자자들은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자 케이뱅크나 컬리 등 몸집이 큰 기업들은 당초 계획했던 연내 IPO가 아닌 최대한 시기를 늦추는 모습이다. CJ올리브영과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상장을 자진철회하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 태림페이퍼, SK쉴더스, 원스토어 등도 일찌감치 상장을 철회하며 재도전 시기를 보고 있지만 연내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
몸집이 큰 기업들이 상장에 나서지 않는다면 4분기 IPO시장 규모는 전년 기준을 넘지 못할 전망이다. 기업 수는 많지만 개별 기업의 공모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4분기 이후 IPO 예정 기업의 공모금액을 살펴보면 24개 기업 중 윤성에프앤씨, 제이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만 1000억원 이상 공모에 나선다. 대다수 기업은 100억~200억원 수준이다. 24개 기업 전체 공모금액은 1조1979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전체 공모규모가 2조844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남은 기간 동안 몸집이 큰 기업이 나서지 않는 이상 전년 공모규모를 넘어서긴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더블유씨피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은 다소 충격적"이라며 "하반기 IPO기업들이 몰려있긴 하나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철회하는 기업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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