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존재감 없던 中···D램은 17나노로 좁히고 낸드는 192단 쌓았다애플, 중국의 YMTC 낸드 채용..."中 때문에 메모리 산업 전환 가능성"D램, 선폭 좁혀야 성능 ↑···적층수 높을수록 저장 공간 늘어나는 낸드삼성·SK, D램 최선단 공정 사용···지난해부터 14나노·10나노급 적용 낸드, 주력 제품은 176단이지만..."수요가 있는 곳에 제품 써야"美 반도체 장비 사용 불가능해진 中, "제품 경쟁력 줄어들 수밖에"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은 삼성전자(43.5%)다. 이어 SK하이닉스(27.4%), 마이크론(24.5%), 난야(2.4%) 등이 뒤를 이었다. 낸드 시장에선 삼성전자(33.0%), SK하이닉스(19.9%), 키옥시아(15.6%), WDC(13.2%), 마이크론(12.6%) 순으로 집계됐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중국 기업의 영향력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중국 기업은 추격의 고삐를 당기는 추세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CXMT는 17나노(1㎚는 10억분의 1m) D램을, YMTC는 192단 3D 낸드 생산을 각각 시작했다. 특히 애플은 YMTC의 낸드 제품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중국 메모리 기업에 품질 논란 꼬리표가 따라왔던 점을 고려하면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자들이 애플의 YMTC 제품 채택 고려를 계기로 메모리 산업의 중국 굴기에 크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 기업의 메모리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 소수 기업으로 재편된 현재 메모리 산업의 공급 구조가 중국 기업으로 인해 다시 경쟁 위주로 전환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CXMT의 17나노 '벽'을 허물고 이미 첨단 미세공정을 도입한 상태다. 양사 모두 지난해부터 EUV(극자외선)를 도입해 삼성은 14나노 DDR5, SK는 10나노급 4세대(1a) D램을 생산 중이다. D램은 정보를 저장하는 셀을 쌓을 수 없어 집적도를 줄이는 방법으로 생산 기술이 진화되는데 이를 위해선 회로의 선폭을 좁혀야만 한다.
낸드의 생명력은 적층이다. 아파트의 높이가 높을수록 세대수가 많아지듯 저장 공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176단 제품 위주로 낸드를 생산 중이며 YMTC는 내년에 200단 이상까지 적층할 계획이다. 다만,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낸드 시장에서의 200단 이상 수요는 극히 적다"며 "수요가 있는 곳에 제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중국이 한국의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을 집어삼켰던 '저가 공세' 방식을 반도체 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은 LCD 생산량이 목표치에 도달하면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적자가 나더라도 대량 생산이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제재가 현실화되면서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는 7일(현지시간) 반도체 대중(對中)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등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미국 반도체 제조 장비를 판매하면 별도의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이다. 중국 기업으로선 장비 수급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램 리서치, KLA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합산 점유율이 4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장비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면 미세선폭을 작게 만드는 데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어 게임이 되지 않는다"며 "이럴 경우 제품 경쟁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미국이 이점을 노려 수출을 제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