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도식 맞아 이재용 승진설에 무게이 부회장 복권 후 경영 보폭 넓히며 활발한 현장경영 "위기 속 그룹 내 구심점 필요···회장 승진 늦출 이유 없다"
재계에서는 이미 다음달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을 회장 취임일로 보는 분위기도 짙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는 만큼 이 부회장의 책임 경영과 강력한 리더십이 삼성에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복권 후 폭풍 현장경영···사장단과 회동도 잦아=이 부회장은 지난 8월 복권 후 잦은 사업장 방문과 해외 출장으로 경영 보폭을 넓혔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복권 후 언론에 공개된 이 부회장의 행보를 살펴보면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R&D단지 기공식 참석을 시작으로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삼성전자 수업사업장, 삼성SDS 잠실캠퍼스, 삼성인력개발원, 삼성생명을 연이어 찾았다. 이달 초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사업장 방문 때마다 임직원 간담회를 열고 직원식당에서 함께 식사하는 등 스킨십을 강화하는 모습에 주목한다.
이 부회장이 회장 승진에 앞서 그룹 구심점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직원들과 스킨십에 나서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뉴 삼성' 도약을 위한 조건으로 유연한 조직문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계열사 경영진과 만남도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삼성엔지니어링 GEC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건설 부문 경영진과 EPC(설계·조달·시공) 사업 현황, 해외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진행 상황, 친환경 사업 추진 전략 등을 보고 받고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았을 당시에도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경영진과 회의를 가졌고 삼성SDS 방문 때에는 삼성SDS 및 삼성물산 상사부문 경영진과 각각 회의를 진행했다.
지난 12일에는 1년 9개월만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찾아 준법 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2020년 대국민 발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준법경영, ESG 경영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열린 이건희 회장 2기 추도식 후에도 현직 사장단 60여명과 용인시 소재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추모 영상을 시청하고 오찬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만에 부회장 직함 벗나···'신경영 메시지' 주목=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승진 이후 10년째 부회장직을 유지해오고 있다.
당초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임박한 것으로 예상됐으나 삼성은 2년 가까이 회장직을 공석으로 두고 있다. 4대 그룹 중 총수가 회장에 오르지 않은 곳은 삼성이 유일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미 지난 2018년 삼성 동일인(총수)를 고 이건희 회장에서 이 부회장으로 변경한 상태다.
단 이 부회장은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영국 출장에서 귀국하며 연내 회장 승진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회사가 잘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만 짧게 답했다.
업계에서는 책임경영을 위해서라도 '회장 승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회장 승진과 함께 지정학 위기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제2의 신경영' 선언 메시지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홍기영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를 배제할 순 없으나 현재 법률적으로 제약이 없는 시기에 회장 승진을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다"며 "향후 1심 선고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엔 회장 취임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속 삼성도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반도체 수출이 흔들리게 되면 삼성과 국가경제에 모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삼성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삼성 내 '구심점'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삼성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시기적으로 늦출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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