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초점 맞춘 전략에서 벗어나 투자 늘려해외직구 사업본격화·인터파크 쇼핑 인수 속도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티몬은 플랫폼 역량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당장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보단 향후 회사 성장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회복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큐텐 인수 직전까지 티몬은 콘텐츠커머스를 통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왔다. 하지만 이 마저도 매출 감소로 이어지며 타개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실제 티몬의 매출은 2019년 1721억원, 2020년 1512억원, 2021년 1290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이커머스 업계가 고성장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낮은 성장성 또한 티몬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다. 지난 2015년 앵커PE 등이 티몬 지분을 인수했을 당시 기업가치는 8600억원 수준이었다. 이후 2019년 롯데의 티몬 인수설이 불거졌을 땐 기업가치가 1조원대로 올랐다. 그러던 것이 올해 큐텐이 지분인수에 나설 당시 2000억원 안팎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몇 년 새 급격한 가치 하락을 겪은 것이다.
티몬은 최근까지도 IPO를 목표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보수적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온라인 시장 규모가 매년 20% 이상 성장하는 가운데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보수적인 경영은 도리어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성장성을 저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큐텐에 인수됨에 따라, 통합 과정에서 방향 전환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앞서 큐텐은 지난 8월 사모펀드인 앵커 PE, KKR, PSA컨소시엄(티몬글로벌)이 보유하고 있는 티몬 지분과 큐텐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티몬을 인수했다.
큐텐은 먼저 티몬의 대표를 교체하며 본격적인 조직구조 개편을 알렸다. 큐텐은 류광진 큐텐 부사장을 티몬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류 부사장은 구영배 큐텐 대표와 함께 G마켓을 창립한 멤버로, 2012~2013년 큐텐 홍콩 대표를 거쳤다. 지난해부터는 큐텐 부사장에 맡았고 티몬 대표와 큐텐 부사장을 겸직할 예정이다.
더불어 지난달 17일에는 신현성 티몬 창업주와 장윤석 전 대표가 티몬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 대신 류광진 대표와 G마켓 출신 목주영 이사, 김효종 지오시스 대표가 새롭게 티몬 이사진에 합류해 이사회가 새롭게 구성됐다.
새로운 이사회 구성으로 티몬과 큐텐 본사와의 빠른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며 티몬에 '큐텐 DNA' 심기는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티몬은 해외직구 브랜드를 모은 '티몬 무역상사' 기획관을 신설하고, 큐텐 해외직구몰과 연계된 상품을 선보였다.
지난 9월에는 큐텐과 연동한 크라우드 해외 직구 쇼핑 서비스인 '위시팜'(WISFARM)을 선보이며 큐텐의 전용 결제수단인 'Q코인'(Qcoin)을 이용한 해외 크라우드 쇼핑 테스트에 나섰다. 판매자가 상품을 올리면 서포터(펀딩 참여자)가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는 구조다.
큐텐이 운영하고 있는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큐익스프레스는 해외 11개국에 20여개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한-일 해상 운송 서비스를 새롭게 개설한 바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과 역직구 시장을 모두 경험한 구 대표는 티몬과 최근 인수를 준비하고 있는 인터파크 쇼핑부문을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직구까지 영역을 확대해 '아마존-11번가'의 사업 모델로 변화 시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티몬의 기존 전략들도 축소 및 수정되고 있다. 티몬은 지난 2018년 도입한 유료멤버십 '슈퍼세이브'를 지난 1일자로 종료했다. 슈퍼세이브 멤버십 신규 가입을 받지 않고, 기존 가입자들은 멤버십 만료일까지 이용 가능하도록 했다. 유료멤버십은 이커머스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꼽힌다. 추후 상황에 따라 큐텐과 시너지를 낼 멤버십을 리뉴얼해 다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인 발행 및 블록체인 관련 사업도 모두 백지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이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시키기 위해 핵심 경쟁력인 여행 관련 상품, 티켓, 큐텐과의 직구 상품 전략으로 사업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면서 "당분간은 기업의 기존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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