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의·기본소득 등 '야 3당'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국민의힘 참여 안 해도 오는 24일 본회의 조사계획서 채택민주 "필요하다면 청문회, 특검도 본격 추진해야"
정명호 의사국장은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9일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 181인으로부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가 제출됐다"고 보고했다.
이후 김진표 국회의장은 "의사국장 보고와 같이 국정조사 요구서가 제출됐다"며 "각 교섭단체 대표들은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에 관한 사항을 협의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국정조사를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제외한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 3당은 국회 의안과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
헌법 제61조는 국회가 국정을 감사하거나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해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3조는 조사요구서가 보고되면 국회의장은 교섭단체 대표 의원과 협의해 조사를 실시할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이후 조사위원회는 조사 목적, 조사 범위와 방법 등을 기재한 조사계획서를 다시 본회의에 제출해 승인받아야 한다.
민주당은 지속적으로 국민의힘의 참여를 설득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의찮을 경우 오는 24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계획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특위는 교섭단체 의석수에 따라 구성되지만, 조사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는 교섭단체의 의원은 제외할 수 있어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거부 입장을 고수할 경우 야당 단독으로 국정조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야당은 본회의 자유발언을 통해 이번 국정조사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이태원 좁은 골목길 절규와 아비규환의 현장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국가와 정치는 분명히 없었다"며 "총체적 무능과 부실의 종합판이고 국가 리더십의 완전한 부재와 실종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참사에 대한 정부 대응 잘못됐다는 국민 여론이 70%가 넘는다"며 "정치가 수사 뒤에 비겁하게 숨을 때 국민의 절망과 분노는 하늘을 찌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1999년 56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 참사를 언급하며 "23년이 지난 오늘 이태원 참사의 공간에서 이 아픔이 반복되고 있다.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했어야 할 정부가 스스로 책임에서 빠져나가기 급급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배 의원은 "정부의 책임 있는 사람들 단 한 사람도 책임지고 사과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국정조사는 정부의 책임을 묻는 국정조사가 돼야 한다.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때문에 피해자들과 시민들이 자신을 탓하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요구에서 더 나아가 특별검사제 도입을 주장하며 전방위적으로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전 가진 의원총회에서 "국정조사, 청문회는 물론 필요하다면 특검도 본격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은 모두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겠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이고 시간을 끌면서 나중에 수사 결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은 검찰 수사, 경찰 수사, 1, 2, 3심까지 몇 년 걸리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명확히 규명하겠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쟁만 야기한다'는 이유로 야권의 국정조사 요구에 거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진실을 발견하는 일은 특수본과 검찰이 강제력을 동원한 수사 방법으로 밝힐 수 있고 국정조사는 강제력이 없어 정쟁과 호통만 있을 것"이라며 "사회적 참사를 다루는 대한민국의 방식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그래서 국정조사 요구서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장동혁 의원도 본회의 자유발언을 통해 "국회는 그간 국가적 참사에 대해 사고 원인 조사와 책임 규명 재발 방지라는 목적으로 수차레 국정조사를 열어왔다"며 "하지만 국정조사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관련 기관과 증인들은 수사와 감찰을 이유로 자료 제출과 진술을 거부할 것"이라며 "국정조사는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카더라' 주장과 정쟁만 반복하다 끝날 것"이라며 반대했다.
뉴스웨이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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