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293%···LG엔솔·SDI 압도차입금 9.9조···5년 내 9.4조 상환해야투자해야 되는데···EBITDA는 고작 94억 자금 수혈했으나...주주들 "IPO 반대"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SK온의 결손금은 전년 대비 7000억원 가량 늘어난 9445억원으로 집계됐다. 벌어들인 돈보다 지출한 금액이 1조원 가량 많았다는 뜻이다. 또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66%에서 293%로 상승했다. 이는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88.5%), 삼성SDI(79.6%)를 훨씬 웃돌았다.
차입금도 늘었다. SK온이 3분기에 공시한 사채 및 차입금 규모는 9조9232억원이다. 한 개 분기 만에 1조원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와 비교해 120% 가까이 폭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8조3215억원)과 삼성SDI(5조5323억원)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문제는 여전히 손익을 내지 못하는 SK온이 5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금액만 9조4538억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차입금은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는 2011년부터 국내외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약 23조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투자된 금액은 9조2614억원에 불과했다. 앞으로 13조원 넘는 금액이 추가로 필요한 것이다. 3분기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94억원을 기록했으나 외부 차입 없이 투자를 늘리기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SK온은 2030년까지 배터리 CAPA(생산능력)를 500GWh(기가와트시)까지 키우기로 했는데 현재 CAPA를 고려하면 투자 금액은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1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기 위해 약 1조원이 필요하다. 현재 CAPA는 77GWh에 불과해 생산량을 400GWh 이상 늘려야 한다. 단순 계산해도 40조원 넘는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기 위한 금액은 자재와 설비, 인건비, 환율 등 여러 변수가 있어 단정 지어 언급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목표 달성을 위해 자금조달이 중요한 데 공장 지원금과 신용기금, 은행 대출 등 다양한 펀딩(funding) 요소가 있어 상황에 맞춰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SK온은 적자경영과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투자를 받으며 급한 불은 꺼둔 상태다. 지난달 말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에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으로부터 최대 1조32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계약방식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SK온은 이를 CPS(기명식 의결권부 전환우선주식)로 발행하기로 했다.
CPS는 향후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데 SK온은 2026년 말 IPO(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이 일찍부터 반발하고 있어 IPO 추진까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연대가 한국거래소에 중복상장 기각을 요청하며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관련 심사 기준을 강화해 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측은 공문을 보내며 "SK이노베이션은 SK온에 출자할 수 있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외부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프리-IPO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SK온의 중복상장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작년부터 SK이노베이션을 국내 전기차 배터리 회사로서 투자한 주주들의 재산을 심각히 훼손시키는 대주주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 재원은 차입금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마련중이거나 충당될 예정"이라며 "영업 본격화에 따른 현금흐름 창출, 합작투자를 통한 파트너사의 재원, 투자국가의 인센티브, ECA가 제공하는 정책금융(20억 USD조달 성공)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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