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 신규 상장 기업 70개 불과코스닥 새내기주 66곳 중 43곳 일제히 공모가 하회올해 총 공모액 약 16조원···전년比 4조원 이상 감소전문가 "내년 상반기까지 IPO 시장 침체 지속될 것"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 기업 수는 70개(스팩·리츠·이전상장 제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증시가 직격타를 입었던 2020년과 비슷한 추이다. 지난해 신규 상장한 기업 수(91개)와 비교하면 올해는 21곳이나 줄어들었다.
올해 코스피 시장에 신규 상장했거나 상장을 앞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수산인더스트리 ▲쏘카 ▲바이오노트 등 4곳뿐이다. 지난해 16개와 비교하면 4배 이상 쪼그라든 셈이다.
올해는 소위 '대박' 날 줄 알았던 대형 공모주의 불패신화도 깨졌다. 올 초 증시에 데뷔한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첫날 공모가(30만원)는 상회했지만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로 마감)에는 실패했다. 당시 투자자들은 따상(78만원)을 기대했지만 주가는 50만원선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이로써 '따상'도 옛말이 됐다. 올해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한 기업은 케이옥션, 유일로보틱스, 포바이포 등 3곳(7%)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따상 기업이 14곳(15.7%)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에 입성한 수산인더스트리와 쏘카는 상장 첫날부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수산인더스트리의 주가는 코스피 입성 첫날부터 공모가(3만5000)를 하회하며 부진한 성적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쏘카도 공모가(2만8000원)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수산인더스트리와 쏘카는 현재까지도 공모가를 각각 33.57%, 19.60% 하회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66개 기업 중 공모가를 상회하는 기업은 23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43개 기업은 주가가 일제히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얼어붙은 투심과 시장의 매서운 한파에 상장을 내년으로 줄줄이 미뤘다. 올해 초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철회했고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원스토어 ▲골프존커머스 ▲CJ올리브영 ▲SSG닷컴 ▲교보생명 ▲태림페이퍼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이 연달아 상장 문턱을 넘지 못했다.
IPO 성수기로 주목받던 11월에도 바이오인프라와 밀리의서재, 제이오 등도 상장 계획을 미루거나 취소했다.
12월 들어 상장 재수에 나섰던 자람테크놀로지는 수요예측에서 고배를 마시고 공모 절차를 포기했다. 자람테크놀로지는 이미 지난 10월에도 IPO 철회를 결정한 바 있다.
백준현 자람테크놀로지 대표는 IPO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이 너무 차갑다"며 상장 완주에 대한 걱정을 드러낸 바 있다. 결국 자람테크놀로지는 공모 절차를 중단하고 "적정가치를 평가 받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공모 시장은 금리 인상과 자금 경색으로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총 공모금액은 약 16조원으로 지난해 약 20조2000억원 대비 4조원 넘게 감소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12조7500억원)을 제외하면 3조2500억원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년 IPO 규모가 올해와 비슷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IPO 시장을 평가하면 '급전직하'라고 표현할 수 있다"며 "올해 예비심사를 통과한 많은 기업들이 내년 초로 상장 일정을 넘긴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시중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탓에 IPO 시장의 자금 조달 기능은 현저히 저하됐고, 시황이 언제 회복될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며 "IPO 시장 침체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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