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TV 출하량 10년 내 사상 최저엇갈린 희비···삼성D '활짝', LGD '침울'애플 앞세운 IT용 OLED···"연 39% 성장"메타버스 OLED 기대감···93억달러 전망
국내 기업으로선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침투율 확대는 중요한 변수다.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은 중국이 장악한 상태고 TV, IT 기기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엔 OLED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애플 제품과 메타버스 기기에 OLED 채택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경기 불확실성에 시장 수요가 늘어날지 주목된다.
◇얼어붙은 TV···삼성D·LGD 희비=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2년 전체 글로벌 TV 출하량은 총 2억200만대로 예측된다. 전년 대비 3.9% 감소한 것으로 지난 10년 사이 가장 낮은 출하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수요가 둔화됐고 북미와 유럽 등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를 매년 11월 개최한다. 매출액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 기간으로 알려져 있으나 TV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 줄었다는 게 트렌드포스의 설명이다. 또 트렌드포스는 북미 지역의 TV 판매량은 하반기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13% 늘었다고 밝혔으나 상반기 판매량은 인플레이션 영향에 16.5% 떨어졌다고 전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매출 36조원, 영업이익은 6조원 넘게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두 2017년 기록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다. 이는 지난해 공개된 아이폰14 효과로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시리즈 OLED 패널을 약 70% 공급하고 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2조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TV와 모니터, 노트북, 태블릿 등 IT 기기의 수요 위축으로 재고는 쌓이고 패널 가격은 하락한 탓이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컨센서스(평균 전망)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재택 근무·수업 축소로 TV와 PC 수요 회복이 불투명해 업황 반등은 무리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흑자전환 갈 길이 바쁜 LG디스플레이는 주력 사업인 대형 OLED 수요가 회복돼야 하는데 OLED TV는 내년에도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LG디스플레이는 보수적인 가격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며 "2023년 W(화이트)-OLED TV 출하량이 전년 대비 2.7%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T부터 메타버스까지···중소형 OLED 규모 확대=경기불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디스플레이업계는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특히 업계에선 IT 기기의 OLED 침투율 확대와 메타버스 시장의 '개화'를 주목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에 이어 노트북, 태블릿 등에 OLED 패널 탑재율을 높일 것으로 보이며 메타버스에 쓰이는 패널도 OLED의 활용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태블릿과 노트북 등 IT용 OLED 출하량이 연평균 39%씩 성장해 2027년에는 488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까지 노트북이 주도하고 이후엔 아이패드의 OLED 탑재율이 높아진다는 게 유비리서치의 설명이다. 애플의 맥북과 아이패드엔 LCD가 쓰이며 애플은 2024년 이를 OLED로 대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OLED 활용도가 확대되면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소형 OLED 생산능력(CAPA) 확대를 위해 오는 2024년까지 3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애플발(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조치에 나선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투자에 신중한 모습이지만 기존 라인을 재정비하고 신규 핵심 장비를 발주해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2027년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시장의 연간 매출은 93억달러(약 11조7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매출 규모가 5억8000만 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6년 만에 15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 것이다.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선 디스플레이는 화질은 우수하고 무게는 가벼워야 하는데 마이크로 OLED가 주목받고 있다.
구동층이 유리기판인 기존 OLED와 달리 마이크로 OLED는 반도체의 원재료인 실리콘을 기반으로 제조된다. 실리콘 기판에서 제작돼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라고도 불리며 픽셀(화소) 크기가 마이크로미터(㎛) 수준이라 고해상도와 높은 밝기(휘도)를 구현할 수 있다. 메타버스 기기 디스플레이는 OLED의 번인(잔상) 우려에 주로 LCD가 사용되나 마이크로 OLED는 PPI(픽셀 밀도)를 높일 수 있어 AR·VR용으로 쓰일 수 있다는 평가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 OLED에 기대감을 나타내며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최근 연구소 산하에 마이크로 디스플레이팀을 신설했고 파일럿(시제품) 라인 구축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지난해 열린 SID(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에서 AR용 0.42인치 마이크로 OLED를 전시했고 현재 3K용 1.1인치 패널을 개발하고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세트 및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OLEDoS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그동안 OLEDoS 패널 개발에 미온적이었던 삼성디스플레이가 2023년 기술 개발 및 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애플이 하반기 XR기기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고 삼성전자도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의 OLEDoS 패널을 적용한 XR기기를 빠르면 2023년 상반기에 출시할 가능성 존재한다"며 "이에 따라 국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OLEDoS 패널에 대한 관심도가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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