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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삼성·SK 모두 적자 위기···관건은 '파운드리'

위기의 시대, 생존전략

반도체, 삼성·SK 모두 적자 위기···관건은 '파운드리'

등록 2023.01.02 07:31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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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 3.6% 감소 전망재고 제외시 D램 연간 출하량 축소 예상증권가 "삼성전자 2분기 부터 연속 적자"파운드리 시장 매출도 올해보다 2.3%↓

반도체, 삼성·SK 모두 적자 위기···관건은 '파운드리' 기사의 사진

반도체 시장에 닥친 한파가 매섭다. 문제는 악화된 상황이 올해도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미국의 금리 인상과 글로벌 물가 상승이 IT 제품 수요 감소로 이어지며 영업환경 악화로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고 반도체 업황은 하강 국면에 진입한 상태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는 유례없는 수요 절벽으로 재고 조정을 경험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치를 발표하고 있다.

◇내년 반도체 시장 역성장···낸드 공급과잉 지속=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매출은 2021년 5950억 달러에서 2022년 6180억 달러로 성장한 뒤 내년 5960억 달러로 3.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가트너는 내년 세계 반도체 매출이 6180억 달러를 기록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경제상황이 악화되자 전망치를 수정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이 5761억 달러를 기록한 뒤 내년 5417억 달러로 5.9%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이 주력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2023년 전년 대비 24% 감소한 1014억 달러로 2017년 이후 가장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D램 시장은 상반기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로 약세가 예상되나 하반기에는 완연한 경기 회복에 따른 재고 재축적 수요와 공급 제한 효과가 발현되며 내년 3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전망이다. 단 낸드시장의 경우 하반기 계절적 수요와 후발업체들의 공급 조절에도 불구하고 선두업체의 점유율 확대 기조로 공급 과잉이 분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 축소 및 감산으로 내년 글로벌 D램, 낸드 출하량 증가는 각각 8%, 24%에 불과할 전망"이라며 "재고 판매를 제외할 경우 생산 기준으로는 D램 -9%, 낸드 5%다. D램 연간 출하량의 전년 대비 감소는 역사상 최초로 공급 축소 효과는 상반기보다 재고가 줄어들 하반기에 집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삼성·SK 모두 적자 위기···관건은 '파운드리' 기사의 사진

◇삼성 2분기 연속·SK 4분기 연속 적자 전망 = 내년 반도체 경기가 부진하며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적자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1분기 69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2분기에도 674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적자를 기록한다면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153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내년 1분기 1840억원, 2분기 1982억원, 3분기 598억원의 적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의 보수적인 재고정책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D램, 낸드 평균판매단가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며 "낸드 평균판매단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내년 낸드 적자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로 반도체 공급 업체들은 감산과 시설투자 축소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 10조원 대비 50% 이상 줄이기로 결정했으며 마이크론도 내년 설비 투자액을 당초 계획보다 30% 이상 감축한다.

인텔도 지난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내년 운영비용 중 30억 달러, 2025년까지 80억~100억 달러 규모로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단 삼성전자는 반도체 투자를 줄이지 않고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 관점으로 수요 회복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경우 적자폭이 커지니 손실을 위해 투자를 줄이겠다고 한 것이고 삼성전자는 현재 손실이 발생해도 회복기에 점유율 확대를 위해 투자를 줄이지 않는 전략을 지금까지 써왔다"며 "두 기업 모두 현재 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역량대로 전략을 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삼성·SK 모두 적자 위기···관건은 '파운드리' 기사의 사진

◇파운드리도 내년 '주춤'···TSMC 독주 지속=2020년부터 초호황을 기록한 파운드리 산업은 2022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8인치와 성숙 공정을 중심으로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수요 위축 속에 디스플레이구동침(DDI), 전력반도체(PMIC), 이미지센서(CIS)의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으며 8인치 팹 가동률도 90%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4분기 세계 파운드리 가동률을 3분기 99.2% 대비 낮아진 86%로 전망했다. 디지타임스리서치도 내년 파운드리 시장 매출이 올해보다 2.3% 줄어든다고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며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56.1%,로 전 분기 대비 점유율이 2.7%포인트 늘었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0.9%포인트 감소한 15.5%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까지 파운드리 생산라인 투자를 10배 늘리고, 2027년 선단공정(초미세공정) 생산능력을 올해보다 3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 10월 파운드리 포럼을 통해 2023년 3나노 2세대 양상, 2025년 2나노 양산, 2027년 1.4나노 공정 도입 등의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양팽 전문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나노 양산을 먼저 발표했으나 고객 확보가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TSMC와 6개월 기술격차도 크다고 얘기할 수 없다"며 "시장점유율은 대량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크게 늘어날 수 없는데 내년에도 큰 변화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이종환 상명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삼성, SK도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결과적으로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더 큰 만큼 무게 중심을 메모리에서 시스템반도체 쪽으로 많이 움직여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투자계획과 전략들을 선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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