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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점 부산 이전은 위법"···산업은행 노조,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

"본점 부산 이전은 위법"···산업은행 노조,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

등록 2023.01.12 13:02

수정 2023.01.12 14:35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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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노동조합이 1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이전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산업은행 노동조합이 1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이전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산업은행 노동조합이 강석훈 회장의 일방적인 본점 이전 행보에 강하게 반발하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본점 부산이전 추진 절차의 위법성이 의심되는 것은 물론 예산집행과 기관장의 업무 실태 등에서도 문제가 포착된 만큼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12일 산업은행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법한 부산 이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이전준비단 설치 ▲본점 부서 부산 이전 ▲임원 직무해태 등 공공기관 사무처리에 대한 문제점을 감사청구서에 담았다. 또 ▲예산 낭비 ▲부산 집무실 설치와 출장비 부당 수령 ▲강석훈 회장의 근태 불량과 사내 게시판 검열 등 부패행위에 대해서도 들여다봐야 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강 회장은 직원의 반대 속에 부산 지역 영업조직을 확대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관철시켰다. 국내지점 영업을 총괄하는 중소중견부문을 지역성장부문으로 변경하고, 지역성장지원실 산하에 동남권투자금융센터를 신설해 각 조직을 부산으로 내려보내는 게 골자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운영 중인 해양산업금융실을 2실 체제로 확대하고, 조선사 여신 등 해양산업 관련 영업자산도 이관한다.

이달 19일 인사가 마무리되면 은행 본점 해양금융 조직과 해운 관련 여신을 취급하는 서울 종로·여의도 지점 업무 담당자 등 100여 명이 해당 지역에서 근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현준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수의 의원이 한국산업은행법 개정 전 이전준비단을 운영하는 것은 편법이라고 지적했다"면서 "강석훈 회장은 이를 무시하고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기 위한 이전준비단을 지속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은행 일부를 부산으로 이전하는 문서를 결재해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두도록 규정하는 산업은행법과 정관을 직접적으로 위반했다"면서 "이는 국회를 기만하는 것이며, 산업은행의 건전한 경영을 해치는 사항인 만큼 감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강 회장이 부산이전 추진을 위한 일정으로 이사회를 연기해 주요안건에 대한 이사회 보고가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전준비단 운영, 컨설팅 용역, 동남권 영업 확대 등으로 공공기관 예산을 낭비한 점에 대해서도 감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산업은행 노조는 작년 6월 강 회장 취임 후 200일 넘게 본점 로비에서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집회를 이어왔다. 이번 국민감사 청구를 기점으로 법률적 대응에 본격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이전준비단에 상근으로 인사발령을 받은 직원 열 명 중 두 명이 이에 수긍하지 못하고 휴직을 선택했고, 2022년 한 해 자발적 퇴사자는 예년의 두 배가 넘는 93명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의 인력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은 단순히 한 기관의 경쟁력만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면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복합적인 경제위기가 심화돼 대한민국 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국민 경제에 심각한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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