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CES에 조용병·함영주 등 금융지주 회장도신한은행,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참가하기도KB금융도 디지털·IT 등 임직원 20여명 참석"디지털 전환·빅블러 시대 대응해야"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회장과 함 회장 등 금융권에서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현지시각)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3'에 참석했다.
특히 신한의 경우 이번 참석이 남다르다. 단순 CES 참관이 아닌 국내 금융권 최초로 박람회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협력업체와 AI뱅커로 공동 참가했던 신한은행은 올해 핀테크 카테고리에 단독 부스를 마련해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관람객들에게 소개했다.
'시나몬'은 은행 시스템과 직접 연계 가능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국내 금융권에 적용되는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클라우드 위에 금융권 엔터프라이즈 인프라 환경을 별도 구축했다. 또한 은행이 보유한 다른 플랫폼 서비스와 금융 데이터의 연계가 가능한 메타버스로 경쟁력을 갖췄고 향후 발전 가능성을 높게 인정받아 이번 전시에 참여요청을 받았다.
조 회장도 올해는 행사장을 직접 방문했다. 재작년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참석이 어려웠던 만큼 비대면 참석으로 아쉬움을 달랬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현장을 가게 됐다. 현장에는 조 회장을 비롯해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은행 디지털 담당 임원 등 실무자까지 약 30여명이 함께 했다. 조 회장은 행사 참석을 위해 3일날 출국해 행사 끝날때까지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함 회장도 이번 CES에 참관했다. 함 회장은 그룹 내 관계사에서 선발된 약 20명의 젊은 책임자들과 함께 출장길에 올랐다. 이번 CES 2023 참관을 통해 함 회장은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직원들과 함께 전 세계 최신기술 동향과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직접 체험하며 그룹이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성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기회를 가졌다. 하나금융이 투자한 에이슬립 부스도 직접 찾아 체험했다.
행사에 참석한 함 회장은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 직원들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미래 혁신 기술 박람회에 참관할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디지털 선도 금융그룹으로서 디지털 기술과 금융을 융합한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바탕으로 그룹의 비전인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을 함께 이뤄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또한 디지털 금융을 통해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하고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과감한 제휴와 투자, 다양한 파트너십으로 보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디지털 영역 개척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도전을 주문하기도 했다.
KB금융그룹은 KB경영연구소 및 디지털, IT 담당 임직원들을 비롯해 KB손해보험의 자회사 KB헬스케어 임직원 등 20여명의 직원들이 CES를 찾았다. 윤 회장은 올해 상반기 경영전략회의 등 내부일정으로 인해 직접 참관하지 못했지만 지난 2020년 금융권에서 첫 CES에 방문하는 등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평소 윤 회장은 'KB금융의 경쟁자는 구글'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빅블러 시대 대응을 강조해왔다. 윤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KB금융그룹도 금융뿐만 아니라 비금융회사들과도 경쟁하는 빅블러 시대에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상생 발전해 나가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까지 디지털 등 관련 부서의 부서장 및 실무자 위주로 CES를 참석해왔던 우리금융은 최근 몇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다. 올해는 내년 6월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원(WON)뱅킹' 재구축을 위해 디지털, ICT 부서가 컨설팅 등 사전 준비 작업으로 인해 불참했다.
이처럼 CES가 금융지주 회장들까지 출동하는 행사로 부상한데는 산업간 경계가 희미해지고 디지털 금융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빅블러 시대에 접어들면서 핀테크, IT 등 기업들이 금융으로 진출하는 사례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금융그룹들도 금융업무에만 집중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의미다. 이에 글로벌 디지털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키우고 미래 신사업 발굴을 위해 금융권에서도 CES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및 빅블러 시대 대응은 금융권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금융은 규제 산업이지만 최근 금산분리 규제완화도 언급되고 있는 만큼 미리 트렌드를 파악하고 신사업 기회를 엿보는 차원에서 금융권에서도 CES 참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2234jung@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