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SM 유상증자 지분 취득에 이수만 강력 반발가처분 신청 및 하이브에 지분 14.8% 넘겨···4천억 규모소액주주 지분도 공개매수 추진···지배력 40%까지 확대
카카오는 '문어발 사업확장'과 '쪼개기 상장'으로 꼬리표 때문에 추가 지분인수에 나서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이 전 총괄의 되치기에 카카오가 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카카오 SM 지분인수에 하이브 연대로 대응한 이수만 = 10일 하이브는 SM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중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SM 1대 주주인 이수만의 지분율은 18.46%로, 하이브는 이번 거래로 단숨에 최대주주에 등극한다. 취득 예정 일자는 내달 6일이다. 하이브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공개매수도 시행해 지배력을 4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수만 총괄이 자신의 지분을 하이브에 넘긴 것은 최근 SM 이사진과의 경영권 분쟁 격화 때문이다. SM 이사진은 이 총괄이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을 통해 SM과 프로듀싱 계약을 맺고 매년 수백억원 수준의 내부거래를 해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이수만 지우기'에 본격 착수한 바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해 2월 SM 지분 1.1%(특수관계인 포함)를 보유하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은 해당 계약이 SM의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SM에 계약 사항 개선 및 이사회 구조 개편 등을 요구했다. 압박이 거세지면서 SM은 지난해 12월 31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조기 종료했다.
이에 이어 SM 이성수, 탁영준 공동 대표이사는 5개의 제작센터와 내·외부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음악을 생산하는 멀티 프로듀싱 시스템 체계 'SM 3.0' 도입을 선언했다. 1995년 회사 설립 이후, 약 27년 동안 이어져 온 이 총괄 단일 프로듀서 체계를 버리고, 이 전 총괄 체계에서 벗어난 SM을 만들겠다는 처사였다.
이 총괄의 지분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이달 7일엔 긴급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약 1119억원 상당의 신주와 10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123만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주(보통주 전환 기준)를 확보, 총 2171억5200만원을 취득하며 SM 2대 주주(지분율 9.05%)가 됐다.
◇ 사면초가 빠진 카카오···가처분 기각돼도 추가 지분인수 어려워 = 카카오의 지분인수에 이 전 총괄 측은 강력히 반발했다. 이 전 총괄 법률대리인 화우는 SM 이사회가 제3자에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상법과 정관에 위반되는 위법한 행위라고 지적하며 가처분 소송에 나섰다.
긴급한 자금조달 등 경영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신주 또는 전환사채의 제3자 배정을 허용하고 있는데,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없는 상황에서 유상증자는 현 경영진에 우호적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화우 측은 "최대주주의 대리인으로서 위법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통해 SM 이사회의 불법적 시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라며 "위법한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어 금일 이 총괄 측이 자신의 지분 상당량을 하이브에 넘김으로 사실상 되치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자신의 지분 4% 가량은 남겨둔 데다 평소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이 전 총괄에 대한 존경심을 표해온 만큼, 빼앗긴 경영권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는 "앞서 SM이 발표한 '글로벌 수준의 지배구조'와 연계해 운영 구조 선진화 노력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라며 "SM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의지를 확인한 상태인 만큼, 개선 과정 전반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 밝혔다.
카카오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SM 재무구조상 가처분 인용 가능성도 적다고 평가되는 데다 설령, 기각된다 하더라도 추가 지분인수도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카카오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여론이 악화된 상황이라, 소액주주 지분인수에 선뜻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지난해 톡비즈 개선을 발표했으나, 문어발 확장, 쪼개기 상장, 먹통사태 등으로 대내외적 여론 악화로 수익화를 제대로 이루지 못했었다"라며 "상황이 이러한 만큼, 공개적으로 하이브와 SM 경영권 다툼에 나서는 것은 부담스러운 실정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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