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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540조' 먹거리 전쟁 본격화···전기차 충전 시장 뜨거워진다

산업 에너지·화학 NW리포트

'540조' 먹거리 전쟁 본격화···전기차 충전 시장 뜨거워진다

등록 2023.02.21 08:13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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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중 삼성 제외 대부분 시장 진입LG·SK·롯데·현대차·한화·GS·LS 경쟁 치열 추가 투자·해외 진출도 활발···성장세 주목

국내 대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전기차 충전 사업을 낙점하고 발 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주요 10대 그룹 중에서도 LG, SK, 현대차, 롯데, GS, 한화 등 6곳이 관련 업체 지분을 인수하거나 회사를 신설하며 전기차 충전 시장에 뛰어 들었다.

올해 초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이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든다고 발표했으며 LS그룹도 전기차 충전 계열사인 LS이링크에 500억원을 투자하며 사업 확대를 밝힌 상태다.

전기차 뜨자 충전 사업도 속도···"540조 시장 잡아라"
주요 기업들이 전기차 충전 시장 경쟁에 잇따라 참전하는 이유는 전기차 보급에 맞춰 충전기 시장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국내 공용 충전인프라 수는 작년 9월 대비 약 40% 증가한 19만대 수준에 이르렀으며 올해 1월 말 기준으로는 약 19만9000대 수준이다. 2020년 6만대 수준이던 충전 인프라는 2021년 말 약 10만대, 2022년 말 약 19만대 수준까지 증가해 3년간 연평균 6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은 2022년 465억4000만 달러(약 60조원)에서 2030년 4173억5000만 달러(약 540조원)로 약 9배 성장할 전망이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서비스 시장도 2021년 각각 195억 달러, 160억 달러에서 2030년 1155억 달러(150조원)와 668억 달러(86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540조' 먹거리 전쟁 본격화···전기차 충전 시장 뜨거워진다 기사의 사진

국내 전기차 충전사업의 밸류체인은 크게 충전에 필요한 전력공급을 중심으로 하는 전력사업, 충전기 제조와 설치·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충전기 제조 및 설치업, 인프라를 투자하고 운영하는 충전 인프라 사업으로 구분된다.

국내 다양한 기업이 진출해있는 충전 인프라 사업은 아직 초기단계로 다양한 사업모델이 시도되고 있다.

충전인프라를 설치하고 운영해 직접적인 충전수익을 얻는 충전소 운영 사업모델, 충전사업자에게 소프트웨어와 콜센터 등 운영 플랫폼을 공급하는 사업모델, 최종 소비자에게 스마트폰 앱을 통해 충전기 위치정보와 간편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E-모빌리티 서비스 등이 현재 출시된 상태다.

SK시그넷·애플망고·중앙제어 충전기 제조사 삼파전
국내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가운데 공급 비중이 높은 곳은 SK시그넷, 중앙제어, 애플망고 등이다.

특히 LG그룹과 SK그룹은 배터리부터 전기차 충전까지 전장사업 밸류체인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주)는 급속 충전기 전문회사 시그넷EV를 2021년 인수, 지난해 SK시그넷으로 사명을 교체하고 그룹에 공식 계열 편입했다.

SK시그넷은 초고속 충전기 분야에서 미국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 세계 2위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이며 설치, 운영 및 유지 관리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LG그룹과 GS그룹은 공동으로 전기차 충전기 제조회사인 애플망고 지분을 공동인수하며 협력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분 60%를 취득했으며 GS에너지와 GS네오텍은 각각 지분 34%, 6%를 보유 중이다.

롯데정보통신도 지난해 중앙제어의 지분 취득을 완료하고 전기차 충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앙제어는 초급속(350kW), 급속(100kW), 중급속(30kW), 완속(7kW/11kW) 충전에 이르는 전기차 충전기 풀 라인업에 대한 유럽 CE 안전 인증을 획득했으며 미국 안전인증기관인 UL 인증도 추진 중이다.

너도 나도 뛰어든 충전 인프라···누가 주도권 잡나
충전 인프라 시장의 경쟁은 좀 더 치열하다. LG, SK, 롯데, GS, 한화, LG 등과 함께 완성차 제조업체인 현대차그룹도 직접 경쟁에 뛰어 들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3월 전기차 초고속 충전 브랜드 '이피트(E-pit)'를 출시했으며 계열사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에 초급속 충전소 유지보수·관리 운영을 맡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난해 롯데그룹, KB자산운용과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SPC(특수목적법인)' 설립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540조' 먹거리 전쟁 본격화···전기차 충전 시장 뜨거워진다 기사의 사진

SK그룹은 에버온, 아이파킹, SK에너지 등을 통해 충전 인프라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초 전기차 완속 충전 2위 업체 에버온에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고 올해 초에는 국내 민간 최대 급속충전기 운영 기업 에스에스차저에 대한 인수작업을 완료했다. SK E&S는 자회사 파킹클라우드의 앱 '아이파킹'을 통해 전국 50여개 주차장에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전기차 충전기 제조·운영기업 '에버차지'를 인수하기도 했다.

LG그룹에서는 올해 1월 LG유플러스가 LG헬로비전으로부터 전기차 충전 사업부를 인수해 전기차 충전기 설치와 운영, 유지·관리, 충전 멤버십 서비스 등을 운영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전기차 충전 통합 플랫폼 '볼트업'을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GS그룹의 경우 GS칼텍스와 GS커넥트가 눈에 띈다. GS커넥트는 GS에너지와 국내 2위 전기차 충전서비스업체인 지엔텔의 합작법인으로 현재까지 약 2만1000여기의 전기 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솔루션을 통해 지난해 6월 전기차 충전 브랜드 한화모티브를 출시하고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LS그룹은 지주사인 LS와 자회사 E1이 각각 50대50으로 공동투자해 LS이링크를 설립했다. LS는 LS이링크를 컨트롤 타워로 삼아 그룹 내 전기차 충전 분야 사업 역량을 집결해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본격 판 커지는 충전 사업···제품 출시부터 해외진출까지
주요 기업들의 전기차 충전 사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적극적으로 지분투자가 이뤄진 만큼 올해부터 제품 출시 및 해외 진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LG 브랜드를 단 전기차 충전기를 한국 시장에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북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장익환 B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1월 CES에서 "전기차는 확실한 미래고 이런 관점에서 전기차 충전 시장에 지속 투자할 예정"이라며 "솔루션 관점에서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연말 조직개편에서 BS사업본부 산하에 전기차(EV) 충전사업담당을 신설했으며 평택 LG디지털파크 내 스마트폰 제조공장을 전기차 충전기 제조공장으로 전환했다.

최근 500억원 유상증자에 나선 LS이링크도 전기차 충전사업에 더 공격적으로 나선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LS이링크는 물류·운수 등 대형 전기차 중심의 B2B 시장을 공략 중이다. 유상증자 금액도 초기 투자 비용이 큰 급속 충전기 설치 등을 위한 투자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SK네트웍스가 1월 인수를 완료한 에스에스차저는 올해 상반기까지 고속도로 휴게소와 도심 150곳에 집중형 초급속 충전기 추가 구축에 나선다. 이미 공공기관과 자동차 제조사, 대형마트 및 법인택스 등 다수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수도권에 우수한 충전입지를 확보한 상태다.

SK시그넷은 최근 영국시장에서 100억원 규모의 첫 수주 계약을 맺으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SK시그넷은 유럽 내 전기차 보급 확산을 주도하는 독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주요 5개국을 타겟으로 영업 활동과 사업 파트너 발굴에 주력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메가와트(MW)단위의 충전 시스템(MCS)도 런칭할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충전 시장은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미래 주유소를 대체하는 성장 모델이 될 것"이라며 "사업의 지속성,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위해서는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전기차가 40만대 정도로 수익성 면에서 시기상조이나 향후 200만대까지 늘어난다면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그 때가 되면 우후죽순으로 나오고 있는 플랫폼도 합종연횡을 통해 정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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