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삼부토건로 설립...대한민국 건설업 면허 1호도급순위 3위에서 헌인마을 재개발 PF에 무너져회생절차 거쳐 중국자본 매각이후 경영권 다툼
장충체육관을 시공한 삼부토건은 지난해 도급순위 기준 70위 업체로 70여년간의 풍부한 토목시공 경험을 토대로 항만, 댐, 도로, 지하철, 발전소 등에서 기술적 노하우와 시공실적을 보유한 유구한 역사를 지닌 건설사다.
삼부토건은 우리나라에서 건설업 면허를 가장 처음으로 받은 건설사다. 삼부토건은 1948년 조정구·조창구·조경구 3형제가 서울 주교동에 설립한 '삼부토건사'가 모태다.
1955년 주식회사로 법인전환 후 1959년 현 사명인 삼부토건으로 사명을 바꿨고 1965년 건설부로부터 토목공사면허 1호를 땄다. 이후 경부고속도로, 서울지하철 1호선, 영남화력발전소, 장충체육관 등 굵직한 SOC공사를 수주하며 사세를 키웠다.
삼부토건은 1976년에 해외건설업 면허를 따고 한국증권거래소에 주식 상장이후 여러차례 인수합병과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자체 아파트 브랜드 '삼부르네상스'를 런칭하는 등 꾸준히 확장했다.
그러나 2010년에 들어서 삼부토건은 시련을 겪게된다. 2011년 발생한 삼부토건 사태가 원인이다. 동양건설사업과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을 재개발하려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부실화로 위기를 맞은 것이다.
당시 헌인마을 개발사업 시행사인 우리강남PFV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을 상환하지 못해 부도를 맞았는데 삼부토건은 우리강남PFV의 지분 25%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PF 보증채무만 3200여억원이 발생했다. 삼부토건은 이를 갚지 못해 결국 2011년 4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채권단으로부터 7493억원의 협조융자를 받고 같은해 6월 법정관리를 간신히 벗어났다. 당시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 등 경영진은 높은 이자를 물면서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으나 구조조정 실패로 2015년 결국 회생절차를 거쳤다.
결국 2017년 휴림로봇에 매각됐지만 경영권 분쟁 등을 겪으며 정상화 작업에 돌입하지 못하며 매년 실적은 악화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2017년 연결기준 매출액 2804억원, 영업손실 193억원 당기순손실 404억원, 2018년 매출액 1774억원, 영업손실 93억원, 당기순손실 514억원 등을 기록하며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19년 매출액 2262억, 영업이익 49억원, 당기순이익 74억원을 기록하며 간신히 흑자전환 했지만 2020년엔 다시 매출액 3793억, 영업손실 78억원, 당기순손실 211억원 등을 기록하며 다시 적자 전환했다. 한때 도급순위 3위까지 올랐던 삼부토건은 사주 일가의 부실경영과 경영권 분쟁으로 수차례 손바뀜이 일어난 이후 수년째 적자행진을 이어온 셈이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윤석열 테마주로 논란도 일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매년 명절 선물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테마주로 묶이면서 투기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에게 선물을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된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은 현재 삼부토건 경영진과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돼기도 했다.
이처럼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쇠락의 길을 걷던 삼부토건이 재도약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화장품 유통 및 건설 전문기업 디와이디가 삼부토건을 품에 안으면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와이디는 오는 24일 현금·전환사채(CB) 대환 발행 등을 통해 이석산업개발, 휴스토리 등에 260억원을 지급하고 삼부토건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앞서 디와이디는 지난해 5월 삼부토건의 최대주주인 휴스토리외 5인과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고, 대양디엔아이·씨엔아이 등 재무적투자자(FI) 2곳과 함께 삼부토건 구주 1750만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인수자금은 총 700억원으로 디와이디는 약 9개월 만에 잔금까지 납부하면서 지분율 8.85%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
디와이디의 새로운 최대주주인 이일준 대양산업개발 회장은 일산 식사지구 위티시 5개 아파트 단지 공동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디와이디는 지난해 4월 종합건설업 면허를 취득했고, 삼부토건이 보유한 인프라와 시너지를 낸다면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략이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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