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업무 개입 논란도 끝내 버틴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지난달 27일 주주총회서 최종 후보되자마자 의문의 사퇴"인사참사"vs"아쉽다" 갈려···후보간 경쟁 수장 공백 장기화
"일부에선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의 자격 문제를 얘기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일신상의 문제가 생겼다. 혼란을 막고 우선 절차를 일단락하기 위해 수리 시점을 주총 이후로 한 것이다."(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HUG 사장 후보자 결정은 최근 정순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내정자의 낙마 사태에 이은 또 다른 인사 참사다."(부산시민단체협의회)
"(박동영 HUG 사장 최종 후보자)본인 때문에 안팎이 시끄러운듯 하니 그만두신 듯하다. 그런 분이었다면 HUG조직으로서는 진짜 아까운 분을 놓친 것으로 봐야한다. 자신보다 조직을 먼저 생각하는 수장이 지휘봉을 잡을뻔 한 것 아닌가."(국토부 산하기관 관계자)
원희룡 국토부 장관까지 나서 박동영 HUG 신임 사장 최종 후보자(전 대우증권 부사장) 셀프사퇴에 대해 진화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HUG 수장 공백은 8개월 이상 장기화할 분위기다. 부산 현장 HUG안팎에서 "인사 참사"라는 의견과 "(수장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 사장 선임에 실패해)아쉽다"라는 의견의 엇갈리며 여전히 잡음이 일고 있는데다, 국토부가 HUG 사장 재공모 절차에 들어가면 향후 최소 2~3개월간 사장 공백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 더욱이 재공모 결과에 따라 최종후보자 5인을 포함한 수장 자리 경쟁이 재가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여 경영 정상화가 요원해지는 모습이다.
5일 관가에 따르면 HUG는 지난달 27일 부산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박 전 부사장을 최종 신임 사장 후보로 선정했다. 그러나, 박 전 부사장은 돌연 당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가 우여곡절 끝에 주총을 통과하고도 국토부 장관 제청 이전에 자진 사퇴한 것이다. 국토부가 밝힌 사유는 '일신상의 이유'다. 주주총회와 박 전 부사장 사퇴 사이의 기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박 전 부사장 '셀프사퇴 미스터리'는 지난달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지난 3일 기재부 공운위에서 주주총회로 넘긴 HUG 차기 사장 후보자 5명 중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운위 하루 전부터 '내정됐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기재부 국토부 HUG 모두 이를 부정하거나 반론을 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와중에 사건이 터졌다. 박 전 부사장이 주총에서 최종 후보자로 의결되기 전인 지난 8, 9일 HUG 임원들을 만나 업무보고를 받아 논란을 빚은 것.
이에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은 사전 업무보고를 강도 높게 비판했고, 박 전 부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끝내 버텼고, 결국 주총까지 통과했다. 이 때문에 힘들게 주총에서 최종 후보자로 의결된 박 전 부사장이 스스로 사퇴했다는 것에 의문을 품는 시선이 여전히 적지 않다. 국토부와 대통령실 간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게 원인이라는 견해부터 정순신 변호사 사태를 겪은 이후 대통령실과 정부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관가에서도 여전히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HUG 임원추천위원회부터 기재부 공운위와 HUG 주주총회까지 정식 절차를 모두 밟고 힘겹게 올라왔는데, 자진사퇴라는 건 뭔가 석연치 않다는 뜻에서다. 국토부 산하기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아까운 수장을 놓친 것이란 견해도 있다. 본인 때문에 HUG 안팎에서 잡음이 일다보니 임직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사퇴결정이었다면 HUG조직으로서는 아까운 분(수장)을 놓친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이에 재정문제 등 현안이 산적한 HUG이지만, 사장대행 등 수장 장기공백이 우려된다. 지난해 10월 임기를 1년 6개월여 남긴 권형택 사장이 중도 사임한 이후 이병훈 사장 직무대행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종 사장 선임까지 앞으로 최소 2~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5개월간 공백이었던 HUG 사장직무 대행 체제가 7~8개월로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재공모 결과에 따라 기존 5인 최종후보자간 경쟁이 재가열된다면 과열양상이 빚어지며 경영공백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앞선 HUG 사장 공모에서도 박동영 전 부사장이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는 평가가 나오긴 했지만, 베일에 쌓인 다크호스 후보자가 더 있다는 관측이 존재하기도 했다.
한편, HUG 지분율은 국토부가 70%, HUG가 18%, 국민은행이 8%를 차지하고 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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