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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우리금융, '행장 인선 프로그램'···기업 문화 혁신 초석되나?

금융 은행

우리금융, '행장 인선 프로그램'···기업 문화 혁신 초석되나?

등록 2023.04.04 06:30

수정 2023.04.17 09:08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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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프로그램 새 단장에도 업계 반응 '신선해'"평판조회, 금융위원장 출신 회장과 1:1 업무보고""다면 평가를 통한 객관성 확보"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차기 우리은행장 인선을 위해 새로운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은행권 최초로 은행장 선정에 4단계 검증과정을 도입했다는 면에서 새롭다는 평가와 함께 임종룡 회장이 강조한 기업문화 혁신의 첫 시도이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달 24일 임종룡 신임 회장 취임과 동시에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가동해 행장 인선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후보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네 명의 후보가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들은 현재 직무를 수행하면서 프로그램에 따라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의 행장 인선 프로그램은 총 4단계로 구성됐다. 전문가 심층인터뷰와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면접 등이다. 각 후보는 분야별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인터뷰, 후보별 임원 재임 기간 중 평판, 업적, 자추위 최종 심층면접과 경영계획 프레젠테이션(PT) 등을 거친다.

우리금융은 3단계 '업무역량 평가' 이후 2명의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추리기로 했다. 이후 이들을 중심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5월말 자추위에서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이처럼 우리금융이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새 단장한 것은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검증 프로세스를 확보함으로써 인사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목표에서 비롯됐다.

임종룡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그는 취임사에서 "분열과 반목의 정서, 낡고 답답한 업무 관행,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 등 음지의 문화는 이제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세부 내용을 뜯어봤을 때 우리금융의 행장 인선 프로그램은 타 은행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DGB대구은행도 행장 후보를 발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 은행은 수년째 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행장 육성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선정된 후보군은 1~2년에 걸쳐 교육에 참여하는데, 여기서 계열사OJT(직무교육)와 다면평가, 심층인성검사를 비롯해 어학능력개발 등 다채로운 교육과 평가가 이뤄진다. 임성훈 전 행장은 물론 황병우 현 행장도 이를 거쳐 CEO로 발탁됐다.

아울러 우리금융으로서는 행장 인선 과정에서 그룹 회장의 목소리를 완전히 배제하기도 어렵다. 자추위 위원장인 임종룡 회장이 심사에 직접 참여하기 때문이다. 그는 후보자별로 1대1 업무보고(3단계 평가 중)를 받아 각각의 역량을 검증한다. 이 평가가 숏리스트를 추리기 직전 단계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결국 임 회장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향방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금융의 행장 선임 작업은 그룹 인사 시스템의 혁신을 선언한 임 회장에게 큰 시험대라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적임자를 발탁한다면 박수를 받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보여주기식' 인선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장은 그룹 2인자이자 전체 순이익의 90% 이상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라면서 "임 회장이나 우리금융으로서도 외부 평가에만 의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외부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제도 도입 취지도 살릴 수 있도록 우리금융과 임 회장이 프로그램을 지속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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