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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리더십도 이사회도 '붕괴'···KT 총체적 난국(종합)

IT 통신

리더십도 이사회도 '붕괴'···KT 총체적 난국(종합)

등록 2023.03.31 15:06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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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사외이사 후보 3인 사퇴, 사내·외 통틀어 1명 남아대표 부재, 박종욱 대행 체제로···"대표 선임까지 5개월"경영 불확실성 대두···업계선 "대행 체제, 혁신 안쉬워"

KT가 초유의 경영권 공백 상태에 휘청이고 있다. 윤경림 대표이사 후보자가 사퇴한 데 이어, 당분간 그 역할을 대신해 줄 것으로 기대되던 구현모 전 대표까지 물러났다. 설상가상 혼란을 수습하고 새 리더십을 추대해야 하는 이사진도 사실상 와해됐다.

당분간 대표이사와 이사회가 '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인데, 업계에서는 장기 프로젝트나 굵직한 인수합병(M&A) 의사결정이 늦어져 자칫 경쟁사에 뒤처지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주주총회에는 '사외이사 3인의 재선임' 안건이 오르지 않았다. 대상자인 ▲강충구 고려대 교수(KT 이사회 의장) ▲여은정 중앙대 교수 ▲표현명 전 롯데렌탈 대표가 주주총회 직전 후보에서 사퇴해서다. 다만 상법상 최소 3명의 사외이사가 필요해, 이들이 당분간 이사직을 대행하기로 했다.

이로써 KT 이사진에는 사내·사외를 통틀어 김용현 사외이사(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단 한 명만 남게 됐다. 지난해 말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8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물갈이됐다는 평가다.

문제는 '리더십'도 공백 상태라는 점이다. 윤 후보자와 구 대표가 사퇴하면서, 현재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박 직무대행과 임시 이사진은 당장 '뉴거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신규 이사진 구성에 착수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뉴거버넌스 구축 TF에서 외부 전문가 추천을 받아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 임시주총을 열어 선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이사진이 임시주총에서 승인받으면 새 대표이사 후보와 사내이사 최대 2인을 선임하는 과정을 치르게 된다.

박 직무대행은 이날 "차기 대표 선임까지 약 5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이와 동시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주주들은 불신의 끈을 놓지 못한 모양새다. 실제 약 45분간 진행된 주주총회 내내 사태를 이렇게까지 끌고 온 이들에 대한 성토가 끊이질 않았다. 특히 박 직무대행의 적격성을 두고 의문을 던지는 주주도 많았다.

31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주주총회 현장. 사진=임재덕 기자31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주주총회 현장. 사진=임재덕 기자

업계에서는 사실상 상반기를 직무대행 체제로 견뎌야 하는 KT의 경영 불확실성을 우려한다. 이 회사는 장기간 이어져 온 차기 리더십 논란으로 정기인사와 조직개편, 새해 경영계획도 제대로 수립하지 못했다. 더욱이 경쟁사들이 인공지능(AI)을 앞세워 빠르게 혁신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굵직한 의사결정이 밀려 뒤처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꼭 성과를 낼 필요가 없는 주체(직무대행)가 좋은 실적을 만들기 위해 헌신할 가능성은 작다"면서 "올해 KT는 다소 보수적인 회계정책과 원론적인 배당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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