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구조 '㈜두산→두산에너빌→밥캣→산업차량'으로 재편㈜두산 신사업-에너빌 친환경에너지 담당...사업 양대 축두산에너빌 캐시카우 역할은 '두산밥캣'···퓨엘셀은 먹거리
두산은 총수인 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약 40%에 달한다. 지주사인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30.39%를 갖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과 두산퓨얼셀 지분 각각 51%, 34.7%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은 지배구조 연결고리에 놓인 핵심 회사 외에도 광고 계열사 오리콤과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업체 두산테스나 등 상장사 6개, 국내외 비상장사 98개 등 102개 회사를 뒀다.
현재 ㈜두산은 박정원 회장(7.41%) 외 24인(39.72%)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 박 회장은 고(故)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16년 회장직에 올랐다. ㈜두산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지주사 사내이사 임기가 남았다.
'뉴 두산' 빠른 정상화···에너빌리티 사명, 부활 기지개
두산그룹은 동대문 두산타워 시대를 끝으로 2021년 초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분당두산타워를 세워 '뉴 두산' 출범을 알렸다. 당시 두산그룹은 신사옥에 대해 "흩어져 있던 주요 계열사를 한 곳에 모아 계열사 간 소통을 확대하고 업무 효율이 높이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자산 매각 이후 사업구조 변화도 크게 겪었다. ㈜두산이 자회사로 거느리던 두산퓨얼셀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로 넘겼고, ㈜두산 산업차량사업부(현 두산산업차량)은 두산밥캣에 매각했다.
이로써 두산그룹의 사업구조는 ㈜두산→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두산산업차량으로 재편됐다. 3조원 규모 자산을 과감히 매각하며 경영 정상화에 나선 결과 현재 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중간 지주사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새 정부 들어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신사업에서 날갯짓을 하고 있다. 손자회사 두산밥캣과 두산퓨얼셀은 각각 건설·연료전지 사업을 발판 삼아 호실적을 견인하며 지주사와 모회사를 동시 지원사격 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퓨얼셀의 모회사로, 원자력발전 등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원자력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예고된 만큼, 두 자회사는 모회사를 향해 캐시카우(수익창출원) 등의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차량(지게차) 사업을 품게 된 두산밥캣은 기존 사업에 건설장비 시너지를 입혀 그룹 재무구조를 빠르게 개선시켰다. 기존 연결 실적으로 잡히던 두산인프라코어 자리에 두산밥캣이 합류하게 되면서다. 두산밥캣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4051억원, 영업이익 36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5%, 64.7% 증가한 규모다.
연료전지 사업을 이끄는 두산퓨얼셀은 미래 먹거리를 담당하게 됐다. 향후 사업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두산밥캣과 비교했을 때 당장 모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맡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산퓨얼셀은 당장 매출화 되는 프로젝트가 없어 실적 및 유동성 악화를 겪고 있다"면서 "2021년 말 이후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들이 본격화되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두산그룹에선 두산에너빌리티가 호실적을 견인하며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을 비롯해 신한울 3·4주기기 수주로 올해 1분기에만 4조3000억원을 따내 벌써 연간 목표 50%를 채웠다.
두산은 2020년 그룹 캐시카우로 불렸던 두산인프라코어 사업부문이 매각되면서 이제는 두산밥캣이 모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맡을 '알짜회사'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두산그룹이 3년 만에 1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배경에는 두산밥캣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 8조6219억원, 영업이익 1조716억원을 거둬 창사 이래 영업이익 1조원을 첫 돌파했다.
㈜두산, 미래 투자 '집중'···로봇·드론에 반도체까지
박정원 회장 체제에서 두산의 큰 변화는 미래 투자와 신사업 발굴로 요약된다. 지주사 ㈜두산은 ▲두산로보틱스(협동 로봇) ▲두산로지스틱솔루션(DLS, 물류 자동화 솔루션)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 드론 사업) 등 비상장 자회사들이 밀고 있는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는 중이다.
국내 협동로봇 시장 1위 회사인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로봇 시장 기대감 등과 맞물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두산은 올 6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르면 9~10월 중, 늦어도 연내 상장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두산 관계자는 "로봇 시장 규모는 작지만 협동 로봇 시장에선 두산이 독점적 우위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회사들의 매출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730억원, 두산로보틱스는 매출 45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연간 100억원 규모 영업손실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한 10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2분기에는 북미 법인 활성화와 신규채널 발굴로 매출 성장세도 예상된다.
미래사업을 이끄는 3사는 박정원 회장이 그간 꾸준히 자회사 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낸 만큼, 이들 3사는 향후 두산을 이끌 핵심 부문으로 꼽히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중 테스트 사업을 맡고 있는 상장사 두산테스나의 사업 확장도 눈길을 끈다. 두산테스나는 지난해 두산이 46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전문회사다. 반도체 제조 공정 중 웨이퍼 단계의 테스트와 패키징 후 마지막 출하 전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중 웨이퍼 테스트 매출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두산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발전.에너지, 건설기계, 반도체 사업을 3대 성장 축으로 보고 있다"며 "반도체 사업은 첫 진입은 후공정이지만 향후 패키징까지 영역 확장을 하겠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soyeon@newsway.co.kr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lenno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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