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8개월 국내외 현장경영 강화 올해 5개국 돌며 네트워크 복원 힘써글로벌 주요 CEO 회동 통해 미래 구상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밑거름이 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이 7일 30주년을 맞았다. 삼성은 '신경영 30주년'을 조용하게 보낸다는 계획이나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메시지나 삼성의 미래 청사진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몸집 커진 삼성···JY 발로 뛰며 미래 구상
삼성전자는 신경영 선언 발표 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성공했다. 30년 간 자산규모는 약 10배, 매출은 11배 늘었다. 지난해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 조사 결과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글로벌 5위로 약 115조원 규모에 달한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을 이끄는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회장에 오른 뒤 바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이재용 체제 선언 이후 삼성전자가 글로벌적인 수요 침체와 반도체 적자 수렁에 빠진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1분기 4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으며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부문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이 회장은 올해만 5개국을 돌며 글로벌 경영을 펼쳤다. 경영 불확실성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진 만큼 각 나라를 직접 돌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1월 윤석렬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하며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으며 1월 18일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 3월 17일 일본 순방, 같은 달 24일 중국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 참석했다.
4월에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에 동행해 22일간의 미국 출장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는 201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최장기간 해외 출장이다.
6월에는 프랑스와 베트남 출장이 예정돼있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는 이달 19~21일 파리에서 열리는 '2030 세계박람회' 경쟁 프리젠테이션에 참석해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 나선다.
파리 일정이 끝난 뒤에는 베트남으로 이동해 하노이에서 경제 협력 관련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인맥왕' 글로벌 네트워크 가동해 돌파구 모색
이 회장은 해외 출장을 통해 글로벌 빅샷(재계 거물급 인사)들과의 만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존재감을 증명했다.
이 회장은 반도체, 통신, 바이오 분야의 글로벌 CEO부터 각국 정재계 인사와 두터운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며 이 같은 인맥은 삼성의 여러 수주전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도 1월 UAE 경제사절단으로 참석한 자리에서 '만수르'로 알려진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부총리와 친근한 모습을 보여 주목 받았으며 다보스포럼에서는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를 윤석렬 대통령에 직접 소개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3월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서는 '시진핑 키즈'로 불리는 천민얼 톈진시 서기와 회동했다.
4월 22일간 미국 출장에서는 20여명의 글로벌 기업의 CEO를 두루 만나는 강행군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단절됐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삼성의 미래 전략을 구체화했다.
특히 이 회장은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존슨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 BMS CEO,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 등을 만나며 바이오 사업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았다.
이 외에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CEO를 만나 AI, 전장용 반도체, 차세대 통신 등의 중장기 비전을 서로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장사업에서도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주목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을 만났으며 4월 출장 기간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만났다.
삼성과 BMW는 2009년부터 전기차 협력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 회장은 협력 초기 단계부터 BMW 경영진과 긴밀히 교류해왔다.
테슬라의 경우 삼성과 완전자율주행 반도체 공동 개발을 비롯해 차세대 IT 기술 개발을 위한 교류를 진행 중이며 이 회장과 머스크 CEO 회동을 계기로 전자용 시스템반도체 협력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건희 회장은 국내 최고의 기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이재용 회장은 사업 혁신을 통해 기업가치를 더욱 높여야 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면서 "반도체, 하드웨어에만 집중해서는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 추가적으로 메가 트렌드 변화에 맞게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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