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중국 내 더딘 소비 회복은 물론 자국 제품 선호 현상인 '궈차오(애국소비)' 열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이 맞물리면서다. 최근에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다시금 부활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 뷰티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사이 화장품 수출액도 하락세로 접어 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화장품 수출액은 7억7000만달러(약 1조18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수치다.
한중관계 악화와 더불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마저 꺾이자 뷰티업계는 중국을 대체할 차기 신시장으로 북미 지역 선점에 나섰음에도 여전히 실적을 설명하는 자료에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고 언급되곤 한다.
북미 시장의 경우 중국에 비해 변수나 리스크 측면에선 안정적이지만 비중이 크지 않아 결국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중국이 뷰티업계의 실적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뷰티업계 '투톱'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 탓에 아직도 회복 국면에 접어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 "전반적인 중국 소비 회복 지연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수준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중국 매출 하락에 따라 아시아 실적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 줄곧 공을 들이며 의존도를 높여왔다.
올해 초만 해도 업계 안팎에선 고강도 '제로 코로나'를 강구해오던 중국 정부의 관련 정책 완화 움직임으로 뷰티업계 매출이 올해부터는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내비쳤지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앞서 LG생활건강의 올해 1분기 중국 매출은 1931억원으로 전년 동기(2249억원)보다 14% 감소했으며 아모레퍼시픽 중국 매출도 40%가량 대폭 줄었다.
그런데도 뷰티업계에게 있어 중국은 버릴 수 없는 국가라는 분석이 나온다. 뷰티시장 규모가 다른 국가에 비해 절대적으로 크다는 이유에서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두 자릿수이지만 북미 시장은 각각 8.9%, 4.9% 등에 불과하다.
'제2의 중국'으로 점찍은 북미 시장은 비중이 작아 높은 성장성을 가졌지만, 인종별 차이 등에 대한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중국보다 더 큰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만 할 것이다.
이는 즉, 북미 지역의 비중이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인 만큼 올해도 중국 사업을 반등시켜야만 전체적인 실적에 뚜렷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의미기도 하다.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 내수 시장 회복 등에 힘입어 본격적인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기대와 달리 뷰티업계는 수년째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과거 중국에서 승승장구하던 K뷰티는 한순간에 중국 토종 브랜드에 밀려 설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뷰티업계에 중국은 놓쳐선 안 될 시장이다. 국가 간 갈등에도 기업의 경제적 실리는 챙겨야 하지 않겠는가. 국내 뷰티업계가 글로벌화 추진과 수출국 다각화 등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중국에서 벗어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윤서영 기자 yunsy@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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