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떨어진 코레일 사장직...이유는

사장직 지원 정치권·고위 관료 없어

중대법 노출 위험에 각종 현안 부담된 듯

매번 사장직 임기 못 채운 것도 한몫

한국철도공사 본사. 사진=장귀용 기자

코레일 사장 자리가 정치권 및 국토교통부 관료들에게 외면 받는 모습이다. 예년에는 정치권 인사와 차관, 실·국장급이 다수 지원하는 경쟁력 있는 자리였지만, 코레일 이미지 저하 등으로 인해서 자리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나희승 전 코레일 사장 후임을 위한 임추위가 지난 1일 열렸다.

이 중 1차 면접 심사에 통과한 것은 5명으로 면접 통과자는 ▲고준영 코레일 사장직무대행 ▲양대권 전 코레일네트웍스 사장 ▲이창운 전 한국교통연구원 원장 ▲정예성 미래철도연구원 원장 ▲한문희 전 부산교통공사 사장 등으로 전해졌다.

지원자 5명 중 3명이 코레일 출신이며, 정치권이나 고위 공직자 출신 지원자는 1명도 없다. 소위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중대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에 대해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상 벌금에 처할 수 있게 했다.

철도 사고도 이에 포함된다. 전국적으로 사업장이 있는 업무 특성상 사고 발생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에 코레일 사장은 항시 해당 법에 노출된 상황이다.

실제 나 전 사장 역시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향후 소송 등을 준비해야 한다. 나 전 사장은 지난해 3월 대전에서 발생한 직원 사망사고와 관련, 공공기관장 중 최초로 중대법 위반 협의로 입건된 바 있다.

또 코레일 역대 사장이 임기를 마친 적이 없다는 것도 정치권이나 고위공직자들이 사장직을 꺼린 이유로 꼽힌다.

2005년 철도청에서 코레일로 전환한 후 19년간 총 10명의 사장이 임명됐지만 임기(3년)를 채운 사장은 단 한 명도 없다. 정권 교체에 따른 사퇴와 각종 사고, 경영실적 책임에 따라 사장직을 내려놓으며 사장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된 사례만 여덟 번에 달한다

또 코레일-SR통합, 노사 갈등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레일 사장이 명예직이었으나 최근에는 총알받이 느낌이라 고위 공직자 등이 꺼리는 것 같다. 오히려 HUG, 감정원 등을 선호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