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한은 가계대출 팽창 우려 공감···미시적 정책으로 부작용 최소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신한카드 소상공인 함께, 성장 솔루션' 런칭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가계부채 팽창 우려에 "100% 공감한다"며 문제 지점을 타케팅한 미시적 정책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불거졌던 한국은행과 금감원의 정책 엇박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17일 오전 신한카드가 본사에서 열린 '소상공인 함께, 성장 솔루션' 행사 이후 취재진들과 만나 "통화 당국의 어려움과 고민 그리고 가계대출의 지나친 팽창에 대한 우려 등에 100% 공감한다"며 "금감원도 주 단위 내지 매일 있는 컨퍼런스콜 등에서 논의하면서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과 금감원 모두 가계대출을 가급적 GDP 대비 신속히 줄일 수 있기를 바라지만, 가계대출을 줄이는 과정에서 초래될 수 있는 부작용이 존재하는 만큼 가계대출 관리에 대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이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원장은 2021년처럼 금리 조정이 아닌 감독 행정 조정 등 미시적 방법으로 가계부채를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은 미시적인 감독 행정의 조정, 즉 타깃팅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사용해서 컨트롤 하고 있는 것"이라며 "금리라든가 매크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수단이 '큰 칼'이라면, 저희가 마이크로하게 감독 행정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좀 더 작은 정책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계 대출 팽창 등의 우려가 지나쳐서 오히려 물가 관리에 문제를 초래한다는 것이 명백하게 지표로 나올 경우에는 거시건전성 고려 요소로 삼을 수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3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지난달 3개월 연속 가계대출이 증가는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지속적 디레버리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이 원장은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과 금감원의 정책 엇갈리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