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회장 직무대행, 임기 만료 D-30 위상 재정립 내세웠으나···4대 그룹 시큰둥재가입 요청에도···"플러스 요인일지 의문"
24일 재계에 따르면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의 임기 만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김 직무대행은 올해 2월 23일 취임했으며 임기는 6개월이다. 그는 지난 6일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임기 연장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럴 일 없다"고 밝힌 바 있어 다음 달 22일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 지위를 내려놓을 예정이다.
김병준 직무대행은 취임 전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전경련의 위상과 앞으로 활동 방안을 제대로 정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5개월여 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방미 해외 일정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구성을 주도하는 등 신뢰 회복을 위한 다양한 행보를 보여왔다.
또 지난 5월 조직 혁신안을 공개하면서 1961년 첫 출범 당시 명칭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55년 만에 기관명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직무대행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하 경제·기업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 통합하는 등의 방안도 발표했다.
김 직무대행의 남은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는 4대 그룹의 '복귀'가 꼽힌다.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국내 경제5단체 중 하나인 전경련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아직도 4대 그룹을 회원사로 두고 있지 않아 '재계 맏형' 위상이 추락한 상태다. 최근 김 직무대행은 위상 회복을 위해 4대 그룹에 재가입 서한을 보내며 4대 그룹 복귀를 재추진하고 있다.
현재 4대 그룹은 형식상 한경연 회원으로 남아 있다. 전경련이 다음 달 정기 총회에서 한경연을 흡수 통합하겠다고 밝힌 만큼 엄밀히 따지면 김 직무대행의 복귀 요청은 한경협 회원사로 참여해달라는 의미인 셈이다. 다만 회원사 참여 여부와 관련해 4대 그룹 측은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미온적인 입장을 전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때 전경련에 납부한 회비만 수백억 원에 달한 적도 있다"며 "사회적 합의 등 모멘텀이 없다면 전경련 재가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4대 그룹의 복귀는 아직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그 사건(국정농단) 이후 4대 그룹이 가입했을 때 (전경련이) 도움 되는 역할을 해왔는지, 아니면 여전히 과거와 같은 대기업 대주주 위주의 이익 추구 역할만 해왔는지에 따라 (재가입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전경련의 변화에 대해선 의구심이 있다"며 "4대 그룹이 재가입을 하면 기업가치 측면에서 최소한 플러스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경련은 주주 중심 자본주의 측면에서 주주와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다 보니 외면받아 왔다"며 "사회적 가치 창출 없이 정치적인 변수로 회원사 가입 여부가 결정되고 이후 정권이 교체되면 전경련의 존재 이유는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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