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연체율 일제히 상승6월말 기준 연체율 평균 0.28%전년 대비 0.07%p 상승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5대 시중은행들의 올해 6월말 연체율 평균은 0.28%로 지난해 말 대비 0.07%p 올랐다. 올해 3월말 대비로는 0.02%p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의 올해 6월말 기준 연체율은 0.23%로 지난해 말(0.16%)보다 0.07%p 올랐고 이는 지난 2019년(0.24%)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는 타은행들 역시 마찬가지다. 신한은행도 올해 6월말 연체율은 0.27%로 전년도말 0.21%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0.06%p 올랐다. 최근 5년간으로 봐도 올해 6월말 연체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0.26%로 지난해 말 보다 0.06%p 뛰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p 가량 늘었다. 우리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말 보다 0.07%p 오른 0.29%로 지난 2019년(0.30%)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NH농협은행의 연체율은 0.35%로 지난해 말 대비 0.08%p 높아졌다. 또한 작년 6월말 기준으로는 0.18%였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0.17%p 늘어난 모습이다.
은행들의 연체율은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발표한 5월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0%로 전월말 대비 0.03%p 올랐다. 이는 2020년 8월(0.38%)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대기업, 중소기업 등 기업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모두 동반 상승한데 따른 것이다.
더구나 가계대출은 최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9조2208억원으로 한달만에 9755억원이 늘어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 4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5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한바있다.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지속한다면 추후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에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충당금을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늘리는 등 미래 부실 우려에 대비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오르고 코로나 유예조치도 만료될 예정인 만큼 향후 연체율은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들도 이에 하반기는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체율 증가 속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은행의 연체율이 전년대비 7개월째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대기업을 제외한 모든 차주의 연체율이 10~30bp 전년 대비 속도로 동반 상승하는 최근과 같은 상황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통계치 발표된 이래 전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연체율은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 아니지만 충분히 낮다고 하기는 어려운 위치라고 판단한다"며 "문제는 수준이 아닌 상승 속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올해의 연체 증가 속도는 코로나 충격 구간에 시행된 지원 대책의 연착륙 영향이 함께 발현된 것으로 추측되나 금리 상승에 의한 경상적인 건전성 악화 또한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에 지원 대책의 단계적 소멸에 의한 영향을 제외하고 경상적인 자산건전성 악화의 속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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