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스 콘텐츠 제작 '클렙' 상반기 지분 전량 매각'시각특수효과' 벤처도 청산 절차···10만 7천 주 처분 디셈버앤컴퍼티도 매각 절차···게임 산업 본연에 집중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5월 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클렙의 보유 지분 66.67%를 기존 주주에게 전량 매각했다. 클렙은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 서비스용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담당한 엔씨의 자회사였다.
엔씨는 2020년 7월, 8억원을 출자해 클렙을 설립했다. 김택진 엔씨 대표의 친동생인 김택헌 현 수석부사장이 대표를 맡아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인공지능 (AI), 게임의 시너지를 도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엔씨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는 전 세계 134개국 서비스를 진행했지만, 유니버스는 하이브의 '위버스'와 SM엔터테인먼트의 '버블'과 같은 경쟁사들에게 밀려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클렙도 자연히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클렙은 2021년 매출 115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하며 성과를 냈지만, 이듬해인 2022년엔 매출 107억원, 영업손실은 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김택헌 전 대표가 클렙에서 물러나면서 정리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올해 1월 팬덤플랫폼 유니버스를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 디어유에 양도했다.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진 않더라도 콘텐츠 사업은 계속 이어갈 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었지만, 엔씨는 결국 클렙 지분도 모두 청산하는 선택을 했다.
클렙과 이별한 엔씨소프트는 다른 비주력 자산도 줄이고 있다.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 (4th creative party)라는 시각특수효과 (VFX) 전문기업도 그중 하나다. 엔씨는 2018년 6월,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 제작, 기술 연구·개발 등을 위해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에 220억원을 투자, 지분 32.27%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 '괴물', '설국열차' 등 190여편의 시각 특수효과 작업에 참여한 기업으로, 엔씨는 자사 IP 기반의 애니메이션 제작과 지분법 투자법상 수익을 실현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화산업 위축으로, 프로젝트 수주의 어려움을 겪게 됐고, 경영난에 빠지기 시작했다.
매년 엔씨소프트에 지분법상 투자 손실을 안겨줬는데, △2018년 –41억원 △2019년 -7억9000만원 △2020년 -19억원 △2021년 -8억 6000만원 등을 기록했다. 엔씨는 지난해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의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자사가 보유 중인 장부 금액을 0원으로 계상했다.
올해 상반기엔 지분 10만 7618주를 처분해 5억 7316억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이로써 엔씨가 보유하고 있는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의 지분율은 기존 31.28%에서 14.19%까지 줄어든 상태다. 업계에서는 엔씨가 올해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의 지분을 더 줄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외 김택진 대표와 배우자 윤송이 엔씨소프트 CSO(최고전략책임자)가 대주주로 있는 디셈버앤컴퍼니도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디셈버앤컴퍼니는 AI를 활용해 자산 배분과 운용을 돕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다. 매각 대상 지분은 김택진 대표(36%)와 윤송이 CSO(25.4%)가 보유하고 있는 61.4%와 엔씨소프트 지분 16.7% 등 총 78.1%다.
엔씨소프트가 비주력 자산을 정리하는 것은 최근 실적 악화 등으로 재무적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씨는 주요 게임들의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 등으로 실적이 크게 쪼그라들었는데, 올해 2분기엔 매출 4402억원, 영업이익 353억원, 당기순이익 30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71%, 74%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비주력 사업을 정리, 게임 산업 본업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게 엔씨가 구상한 그림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부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것은 게임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다"라고 답했다.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 지분 청산과 관련해선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는 최근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VFX를 넘어 애니메이션, OTT 콘텐츠, 뉴미디어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포스의 경영실적 개선과 자생력 확보와 성장 전략을 지원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양도한 것으로 여러 투자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포스의 성장을 지원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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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tyba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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