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만의 니케이 호황·엔저 장기화에 日주식 순매수 뛰어"해외주식 트렌드 변화, 日경기호황에 신상품 출시 이어질 것"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순매수한 규모는 3억8200만달러(약 504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2200만달러(약 290억원) 대비 16배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같은 오름세는 올해 엔저 현상의 장기화와 일본 증시의 호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본 니케이225는 지난 29일 종가 기준 전일 대비 56.98포인트 오른 3만2226.97에 장을 마감했다. 3만선을 넘은 니케이 지수는 32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일본 증시가 경제의 내수 회복, 통화정책 완화, 반도체 투자 확대 등의 요인으로 지난 1990년대 미국의 경제 대호황기 수준을 맞이하자 금융투자업계도 분주한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일학개미 공략에 나섰는데, 일본 주식의 경우 1주 구매가 아닌 대량(100주)을 사들여야 하는 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다. 특히 자산운용사는 일본 정부의 소부장 보조금 지원에 맞춰 관련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삼성자산운용은 한국·대만·일본 3국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KODEX 아시아반도체 공급망 exChina 액티브'를 신규 상장했다. 해당 ETF는 한국의 메모리반도체와 대만의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일본의 신에츠화학·도쿄일렉트론 등의 소부장 기업 등을 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그간 TIGER 일본TOPIX·일본니케이225·일본엔선물 등의 일본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운용해 왔는데, 지난 17일엔 미국과 일본의 로봇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 'TIGER 글로벌AI&로보틱스INDXX'를 출시했다.
한화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일본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형 ETF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일본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만 집중 투자하는 테마형 ETF다.
증권사 또한 하나둘 일학개미 공략에 나서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14일 증권사 최초로 사무라이 본드 발행에 나선 뒤 10일에는 'TRUE 일본 엔선물 ETN C'를 비롯한 엔화·엔달러 선물 상장지수증권(ETN) 6종을 상장했다.
하나증권은 엔화와 미 국채를 혼합한 신상품을 출시했다. 지난 29일 출시한 '엔캐리랩'은 일본 증시에 상장된 미국 국채 ETF를 엔화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엔저 효과로 투자심리가 높아진 엔화와 미국 국채를 혼합한 전략을 선보였다.
시장 일각에서는 엔화 약세가 이어져 당분간 일본 관련 상품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드만삭스 또한 지난 25일 보고서를 통해 엔저 현상이 향후 6개월 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냈다.
카막샤 트리베디를 비롯한 골드만삭스 통화전략가들은 보고서를 통해 "일본은행(BOJ)은 금리 인상과 동떨어진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주식시장 또한 잘 유지되고 있다"라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엔화는 계속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또한 일본 관련 상품은 향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비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본·엔화 관련 상품 출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시장 일변도였던 해외 주식에 중국 시장과 함께 다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트렌드 변화적 측면과 일본 경제의 호황 등에 대한 판단들이 작용하고 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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