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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KB금융 차기 회장 마지막 관문···내부 승계 이어갈까

금융 금융일반

KB금융 차기 회장 마지막 관문···내부 승계 이어갈까

등록 2023.09.05 06:00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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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양종희·허인 등 후보 3명오는 8일 최종 후보자 확정내부출신 차기 회장 탄생할지 주목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8일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 3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2차)를 실시하고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dl1740310@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8일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 3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2차)를 실시하고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dl1740310@

이번 주 중 KB금융지주를 새롭게 이끌어갈 차기 회장이 낙점된다. 주주총회 등의 일부 절차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최종 후보자 1인이 선정될 예정인 만큼 사실상 마지막 관문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번 회장 선임에 있어 관전 포인트는 내부 출신의 경영승계가 이어질 것이냐는 점이다. 윤종규 현 회장이 자리하기 전까지 KB금융은 끊임없이 관치금융에 시달려야 했다. 이로 인해 이른바 'KB사태'라는 아픈 기억마저 안고 있다. 그런 KB가 외풍에 흔들림 없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4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회추위는 오는 8일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 3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2차)를 실시하고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 6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했다. 그 결과 압축된 숏리스트 3명은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이다. 내부 출신 2명에 외부 출신 1명이 차기 회장 후보에 오른 것이다.

숏리스트 후보에 오른 3명은 모두 능력이나 리더쉽을 검증 받은 인물들이다. 지난 2017년, 2020년 윤 회장이 연임했을 당시에도 3명 다 윤 회장과 함께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었다. 양 부회장은 2017년, 허 부회장과 김 회장은 2020년 숏리스트에 올랐다. 특히 이들은 모두 1961년생으로 동갑내기이지만 각자 걸어온 이력은 다른 만큼 장단점도 뚜렷하다.

우선 내부출신 중 양 부회장은 현재 지주 내 3명의 부회장들 가운데 가장 먼저 부회장 자리로 옮겼다. 1989년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에 입행한 그는 지주로 이동해 이사회 사무국장, 경영관리부 부장, 전략기획부 부장, 전략기획 담당 상무 등을 보냈다. 그는 상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인 2015년에는 전무와 부행장 등을 거치지 않고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할 정도로 윤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보냈으며 당시 LIG손해보험을 인수·합병해 새롭게 탄생한 KB손해보험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최근 비은행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비은행 계열사 대표를 맡았다는 것은 강점으로 꼽힌다.

은행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은 약점으로 평가된다. 금융지주 내에서 은행은 핵심 계열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통상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지주 내 은행 이익 비중이 70~80%에 달할 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양 부회장은 이번 숏리스트 후보 3명 가운데 유일하게 은행장 경험이 없기도 하다. 또한 KB손보 대표였을 당시 취임 2016년과 2017년을 제외하고는 순이익이 매년 역성장했을 점도 아쉽다.

허 부회장은 KB국민은행장을 보냈다는 점이 단연 강점이다. 허 부회장은 1988년 장기신용은행(현 KB국민은행)에 입행한 뒤 여신심사본부 상무, 경영기획그룹 전무, 영업그룹 부행장 등 은행 내 요직들을 두루 거친 정통 '은행맨'이다. 은행 내에서 경력들을 차곡차곡 쌓은 그는 2017년에는 KB금융 내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장에 올라 윤 회장의 지근거리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나갔다. 부임 첫해인 2017년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한 뒤로는 한 해 정도를 제외하고 리딩뱅크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KB국민은행의 순이익이 매년 전년 대비 성장세를 보이는 등 경영성과는 보여준 덕에 KB국민은행 역사상 첫 3 연임에 성공한 은행장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정통 은행맨이라는 점은 그의 강점이지만 다소 아쉽다는 평을 받는 지점이기도 하다. 금융지주 회장은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자리라는 점에서다. 올해 초 글로벌·보험 부문장을 맡으며 취약점을 일부 보완하긴 했지만 그전까지 은행 이외에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경험은 없다.

유일한 외부 출신인 김 회장은 지난 2020년 KB금융 차기 회장 숏리스트에도 올랐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신한금융지주 및 올해 초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군에도 올랐을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김 회장은 1987년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하며 금융권에 첫발을 디뎠고 이후 1991년 하나은행으로 입행, 하나금융지주 설립기획단 팀장, 지주 재무담당 부사장, 총괄 부행장 등을 거쳤다. 이후 하나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도 역임하는 등 지주 및 은행을 오가며 요직을 보냈다. 김 회장은 통합 하나은행 탄생에도 기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은행장 경력, 지주 회장 경력까지 갖췄지만 KB금융에서 근무한 경력은 없는 만큼 두 후보군에 비해 KB에 대한 이해도가 다소 낮을 것이라는 점은 약점으로 평가받는다. 더구나 신한금융 및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군 자리를 고사했다는 점에서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KB금융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관치 금융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이어졌었다. 현 정부들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수장들이 대부분 교체되었고 관료출신 회장들도 등장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KB금융 역대 회장들 가운데 윤 회장 정도를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낙하산' 인사들이 즐비했다. 이로 인해 KB금융의 경쟁력은 뒤처지는 등 아픔도 겪었다. 윤 회장이 취임 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공을 들인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도 KB금융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칭찬했지만 KB금융이 차기 회장에 대해 완전히 외풍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회추위가 끝까지 공정성을 유지하며 잘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이 그간 금융지주사들의 CEO 선임 및 경영승계 절차에 있어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다.

회추위도 이를 의식해 이번 회장 후보 절차를 개선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보다 독립성, 공정성, 투명성을 높여 당국의 주문에 부응하고 프로그램을 한층 더 견고하게 하고자 했다는 해석이다.

실제 회추위는 이번에 충분한 검증기간 확보를 위해 승계 절차 착수 시기 및 숏리스트 선정 시기를 2020년 보다 약 3주 정도 앞당겼고 숏리스트 선정부터 최종 후보 선정까지 기간도 19일에서 한 달로 늘렸다. 평가방식도 인터뷰를 한번에서 두 번으로 늘렸고 외부 기관 평판 조회도 진행했다. 또한 외부후보의 경우 공정성을 위해 더 많은 인터뷰 시간을 제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금융지주사들은 CEO 자체 이슈 등 외부 인사의 필요성이 대두돼기도 했지만 KB금융의 경우 윤종규 회장이 기반을 잘 닦아두었기 때문에 굳이 외부 인사에 대한 필요성이 없는 상황"이라며 "최종 후보자가 누가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KB금융의 이같은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내부 출신 인사가 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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