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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시장에 풀리는 NXC 지분 29.3%⋯최악 시나리오는?

IT 게임 지배구조 2023|넥슨②

시장에 풀리는 NXC 지분 29.3%⋯최악 시나리오는?

등록 2023.09.06 07:35

수정 2023.09.06 09:46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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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물납받은 NXC 지분 29.3% 연내 매각 방침평가가치만 4조7000억원⋯텐센트·PIF 등 관심 보일 듯'비상장 2대 주주' 애매한 지분, 추가 매각 요구할지도

올해에만 50조원에 달하는 세수결손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이를 메우고자 넥슨 지주회사인 NXC 지분(29.3%) 매각 카드를 꺼내 든다. 제값에 팔 경우 5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벌써 중국 거대자본과 중동 오일머니는 이를 대비한 눈치게임에 돌입했다는 후문도 있다. 다만 대주주 협조 없이는 경영에 참여할 수 없는 비상장사 2대 주주 지분에 그쳐, 일각에서는 후보군(해외자본)이 고(故) 김정주 창업자 유족과 접촉해 회사를 통째로 사들이려는 시도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돈 급한 기재부, NXC 지분 곧 판다···매입 후보군은?
기획재정부는 현재 넥슨그룹 지주사인 NXC 지분 29.3%(평가 가치 4조70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NXC 지분 67.49%를 가진 고 김정주 창업자가 지난해 2월 별세했고, 유족이 이를 물려받으면서 발생한 상속세를 '물납' 받은 것이다. 국세는 현금 납부가 원칙이나 상속세 규모가 조 단위에 달해, 기재부도 현금 대신 부동산이나 주식 등으로 세금을 내는 물납을 허용했다.

기획재정부가 연내 넥슨그룹 지주사인 NXC 지분 29.3% 매각에 나선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기획재정부가 연내 넥슨그룹 지주사인 NXC 지분 29.3% 매각에 나선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기재부는 경기 둔화와 자산시장 침체로 인한 역대급 세수 부족에 골머리를 앓는 만큼, 연내 이 지분의 매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 지난 7월까지 국세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조4000억원 덜 걷혔고, 연말 세수 펑크 규모는 올해 세입예산 400조5000억원 대비 50조~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매각대금을 결정하는 평가 단계에 있다"면서 "최대한 빠르게 프로세스를 거쳐 연내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매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잠재 인수자로는 주로 해외기업이 거론된다. 일반입찰은 외국인과 외국기업에 대한 제재가 없다. 대표적인 게 중국 텐센트다. 텐센트는 넥슨그룹 계열사 네오플이 만든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IP)에 관심이 많다. 결국 무산되긴 했지만, 지난 2019년 3월 넥슨 인수전에 뛰어들어 적격인수후보에도 올랐다.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도 유력한 후보군이다. PIF는 막대한 오일머니를 앞세워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지분을 모아왔다. 넥슨의 지분도 적지 않다. PIF는 지난해 2월 8억8300만 달러(약 1조500억원)를 써 넥슨재팬 지분 5.02%를 확보했다. 올해 6월에는 넥슨재팬 주식 632만 2500주를 추가 매입, 지분율을 10.23%까지 늘려 4대 주주가 됐다. 엔씨소프트에도 지난해 초 1조904억원가량을 투자해 9.3%의 지분을 획득, 김택진 창업자(12%)에 이은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지난 5월 한국을 찾은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도 NXC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방한한 무바달라·아부다비투자청(ADIA)·아부다비개발지주회사(ADQ)·아부다비투자위원회(ADIC) 등 투자 기관 4곳은 지난 1월 UAE가 한국에 투자하기로 합의한 300억달러(약 40조원)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투자금 대비 효과 애매···경영권까지 노릴까
NXC는 국내에 상장한 넥슨코리아를 손자회사로 두고, 그 위로는 일본에 상장한 넥슨을 자회사로 둔 넥슨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지주회사다. 게임뿐 아니라 가상자산 거래플랫폼인 코빗과 비트스템프, 유모차 회사 스토케 등을 지배하며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고 김정주 창업자 별세 후 넥슨 지주회사 NXC 지분 변화. 그래픽=홍연택 기자고 김정주 창업자 별세 후 넥슨 지주회사 NXC 지분 변화. 그래픽=홍연택 기자

국내와 일본에 이미 손자회사와 자회사가 각각 상장해 있어, NXC 상장을 통한 엑시트(Exit)는 사실상 쉽지 않다. 또 대주주 협조 없이는 유의미한 경영 참여를 하기 어려운 비상장사 2대 주주 지분만 시장에 풀려, 재무적 투자 이상의 큰 그림을 그리며 입찰에 나서기 어렵다.

그렇다 보니, 인수 후보들이 오너 일가와 물밑에서 접촉해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동일인측 NXC 지분율은 69.34%다. 고 김정주 창업자 ▲배우자인 유정현 이사가 34.0% ▲두 딸인 김정윤·정민씨가 각각 16.81% ▲두 딸이 대표로 있는 와이즈키즈가 1.72%를 보유했다. 유정현 이사, 혹은 두 딸의 지분만 추가 매입하더라도 지분율은 60%가 넘는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사업이라는 게 게임에 대한 애정이 없이는 하기 어렵다"면서 "만약 평가가치보다 큰 금액으로 추가 지분 확보를 원한다면, 유가족들이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오너 일가가 우회 방식으로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호기업을 통해 기획재정부가 가진 지분을 인수토록 한 뒤 차후에 웃돈을 얹어 되사는 식이다. 특정 글로벌 게임사에 지분 매입을 권유, 사업 협력 기회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넥슨은 세계에서도 통할 정도의 우수 지식재산권(IP)이 많다.

김 교수는 "기획재정부가 NXC 지분의 현금화를 서두를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눈치게임과 머니게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며 "넥슨 지분을 탐내는 게임회사는 많다. 특정 회사의 지분 매입을 도운 뒤 그쪽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협력을 전제로 한 딜을 할 수도 있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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