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전날 서울고법에서 열린 조정기일에서 "미래 지향의 호혜 정신에 터잡아 원고(신 전 사장)의 명예회복과 신한금융그룸의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양측은 "부끄러운 과거사로 상처받은 신한금융그룹 주주와 임직원, 고객 등 관계자에게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신 전 사장 측은 별도 입장문을 내고 "신한 사태의 진상을 밝히고 자신은 물론 함께 희생된 후배들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이렇게라도 신한금융그룹 측과 조정을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응어리를 풀게 돼 무척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신 전 사장이 신한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종료된다. 조정이 성립되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생긴다.
신한금융 전 경영진 간 갈등이 발생한 것은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이 2010년 9월 신 전 사장을 이희건 전 명예회장 자문료 15억원 횡령과 불법대출에 대한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다.
신 전 사장은 2008년 1월 라 전 회장 지시로 현금 3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맞섰다. 비서실에 현금이 없어 본인 명의 계좌 등에서 돈을 인출했고, 이 전 명예회장 자문료 명목 법인자금으로 이를 보전했다는 것이다.
당시 3억원은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을 통해 남산자유센터 정문 주차장에서 누군가에게 전달됐다. 이후 정치권 실세가 대선 직후 당선 축하금으로 거액을 받아 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아직 규명되지 못했다.
신 전 사장은 재판에 넘겨져 업무상 횡령에 대한 일부 유죄 판결로 벌금형을 받았다. 라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은 3억원 지시·전달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다만 신 전 회장 측은 이번 조정 성립과 별개로 라 전 회장 개인에 대한 소송은 이어간다. 신 전 사장은 과거 수사 당시 횡령 금액으로 지목돼 은행에 갚은 2억6100만원을 라 전 회장이 대신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4월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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