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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먹고 살기 팍팍해졌다

등록 2023.11.01 14:47

수정 2023.11.0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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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서민 물가가 비상이다. 오른단 얘기 뿐이다. 내려간다는 얘기는 없다. 좀처럼 꺾일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소식을 전하는 입장에서도 달갑지는 않다.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 가뜩이나 주머니 사정마저 넉넉지 않은 건 기자도 독자도 매한가지다.

올해 원윳값 인상으로 유업체들이 흰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최소 3%에서 11%까지 값을 조정했다.

커피와 아이스크림, 빵값 역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치솟은 우윳값이 또 오른 데 따른 가격 인상이다. 이른바 '밀크플레이션'이다. 지난해에도 우윳값 인상 이후 아이스크림과 빵 가격이 각각 평균 6%, 20% 오른 바 있다.

'서민의 술' 소주마저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참이슬 후레쉬와 오리지널 공장 출고가가 내달 9일부터 6.95% 인상된다. 참이슬이 올랐으니 경쟁 소주인 처음처럼의 가격 인상도 불 보듯 뻔하다. 선도 기업이 값을 올리면 후발 기업들도 인상해 온 것이 시장의 관례인 탓이다.

맥주는 어떤가. 참이슬 인상 소식이 전해진 날, 테라와 켈리의 출고가도 6.8% 올리기로 했다. 이달 초 시장 점유율 1위 오비맥주가 출고가를 인상한 여파다.

소주와 맥주의 출고가가 올랐으니 곧 음식점과 주점 등에서의 주류 가격도 요동칠 전망이다. 출고가 인상분은 고스란히 전가되기 마련이다.

현재 일선 식당에서 소주와 맥주 가격은 각각 5000원, 6000원 선이다. 인상분이 적용되면 올해 중 7000~8000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만큼 소비자가 느끼는 인상 체감은 더 클 전망이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이 결코 저렴한 술이 아니란 의미다.

이 와중에 주머니 사정은 갈수록 얇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로자들의 올해 1~8월 누계 월평균 임금 총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1% 올랐다.

다만 이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7%로, 물가가 임금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며 물가를 임금에 반영한 실질임금은 오히려 1.6% 줄었다.

8월만 놓고 보면 실질임금은 333만2000원을 지난해보다 2.2% 적고, 지난 3월 이후 6개월 연속 지난해 대비 하락세다.

집안 주머니 사정 대비 외식 물가를 비교하면 부담은 더 커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전체 소득에서 이자와 세금을 뺀 여윳돈)은 평균 383만1000원으로 전년 보다 2.8% 줄었다.

반면 2분기 가공식품과 외식 부문 물가 상승률은 각각 7.6%, 7.0%로 나타났다.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 평균(3.2%)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쓸 돈은 줄었는데 먹거리 부담은 다른 품목 보다 커진 셈이다.

실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 감시센터가 서울과 경기도 420개 유통업체에서 판매하는 생활필수품 39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올해 3분기 가격은 지난해 보다 8.3% 뛰었다.

정부도 마냥 이 상황을 지켜보는 것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오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물가와 민생 안정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할 것"이라며 물가 억제에 나설 것을 알렸다.

다만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압박에도 기업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줄 인상에 나선 모습에 정부 주도 물가 잡기가 실효성이 있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다. 당장은 가격을 억눌러 가격을 동결할 순 있어도 언제까지나 통할 수는 없는 노릇인 탓이다.

오히려 인상 요인을 제때 반영하지 못해 향후 한꺼번에 가격 인상으로 반영될 시 느낄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인위적인 방식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근본적인 대책을 고심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이유다.

이러나저러나 갈수록 먹고 살기가 팍팍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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