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3일 화요일

  • 서울 13℃

  • 인천 15℃

  • 백령 13℃

  • 춘천 11℃

  • 강릉 11℃

  • 청주 12℃

  • 수원 13℃

  • 안동 10℃

  • 울릉도 12℃

  • 독도 12℃

  • 대전 13℃

  • 전주 12℃

  • 광주 11℃

  • 목포 12℃

  • 여수 13℃

  • 대구 14℃

  • 울산 13℃

  • 창원 12℃

  • 부산 13℃

  • 제주 15℃

유통·바이오 CJ, 천랩 인수 2년만에 호주 법인 청산···'수익 부진' 컸나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단독]CJ, 천랩 인수 2년만에 호주 법인 청산···'수익 부진' 컸나

등록 2023.11.17 19:00

수정 2023.11.17 19:57

유수인

  기자

지난 9월 자발적 청산 신고서 제출···"설립 목적 상실"'CLCC1' 임상 추진 위해 2020년 설립, 4년째 답보 상태 R&D 늘며 순손실 수백억, 매출도 줄어···적자 지속될 듯

CJ바이오사이언스는 종속법인인 'ChunLab LBP Pty Ltd.'를 청산한다고 공시했다. 표=전자공시시스템CJ바이오사이언스는 종속법인인 'ChunLab LBP Pty Ltd.'를 청산한다고 공시했다. 표=전자공시시스템

CJ제일제당이 인수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사 CJ바이오사이언스(구 천랩)가 호주 법인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지속되는 영업적자로 순손실액이 불어나는데다 신약개발의 불확실성 커지면서 처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회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CJ바이오사이언스는 종속법인인 'ChunLab LBP Pty Ltd.'의 설립 목적 상실에 따라 불필요한 비용의 사외 유출을 막기 위해 지난 9월 22일 호주법에 따라 자발적 청산 신고서를 ASIC(호주증권투자위원회)에 제출했다.

회사가 지난 2020년 4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후보물질 'CLCC1' 임상 추진을 위해 현지 법인을 세운지 고작 3년만이다.

회사 측은 "법률적 및 행정적으로 최종 청산이 완료될 때 연결대상회사에서 제외시킬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CLCC1'은 CJ바이오사이언스 창업주인 천종식 대표가 캐시카우 확보를 위해 지난 2019년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실물균주로, 간암과 대장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치료제로 개발해왔다. 전임상을 마치고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판데믹 영향 등으로 답보상태였다.

현지 법인 정리 사유가 '설립 목적 상실'인 만큼 향후 'CLCC1'의 개발 전략에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회사측은 "후보물질 'CLCC1'의 개발은 지속할 예정이다. 현재 염증성 장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CJRB-201'로 개발하고 있다"면서도 고형암 타깃 치료제 개발 지속 여부에 대해선 "파이프라인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 정해지면 우선순위에 맞춰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내년 중 'CJRB-201'의 임상시험용 GMP 의약품을 확보하고 임상 1상 시험 신청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호주 법인 청산에 대해선 "호주에서는 중소기업이 임상시험을 진행하면 임상 진행 비용을 줄여주는 제도가 있는데, 천랩이 CJ로 인수합병되며 대기업 계열사로 분류돼 세금감면 혜택을 적용 받지 못하게 됐다. 현지 법인을 세울 이유가 없게 돼 청산한 것"이라며 "(호주 법인을 정리하더라도) 글로벌 임상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21년 CJ제일제당에게 인수된 이후 파이프라인 성과에 대한 기대가 컸다. 앞서 CJ그룹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바이오산업을 낙점하고 천랩을 인수, 이듬해 사명 변경 후 신설회사로 출범시켰다. 주요임원은 CJ 인사로 교체됐지만 회사의 방향키는 천 대표가 계속해서 쥐게 됐다.

하지만 인수 후 회사는 사업 확대,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332억원을 기록해 전년 101억원 대비 손실폭이 더욱 악화됐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349억원으로 전년 193억원에서 2배가량 확대됐다.

올 3분기 누적으로만 봐도 매출액은 41억원에 불과하나 영업손실액은 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207억원보다 늘었고, 이에 순손실액도 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228억원보다 늘었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해외 현지 법인의 순손실 폭도 늘었다.

지난 2010년 미국에 설립한 신약개발 현지법인 EzBiome, Inc.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18억원이었다. 전년도는 1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기준 매출액은 약 2억원 정도다.

올 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액이 약 4억원이었고 순손실은 14억원에 달했다.

이번에 청산되는 'ChunLab LBP Pty Ltd.'는 2021년 2억6000만원, 지난해 1500만원, 올 3분기 1114만원의 순손실액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무한 상황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3월 영국 및 아일랜드 소재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 '4D파마(4D Pharma)'가 보유중인 유망 신약후보물질 11개를 인수하며 파이프라인을 총 15개로 늘렸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3월 영국 및 아일랜드 소재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 '4D파마(4D Pharma)'가 보유중인 유망 신약후보물질 11개를 인수하며 파이프라인을 총 15개로 늘렸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이는 R&D 비용 증가의 영향이 크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R&D 비용은 약 49~50억원 수준이었는데 작년에는 189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현재 회사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 중 세계 최다 수준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영국 및 아일랜드 소재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 '4D파마(4D Pharma)'가 보유중인 유망 신약후보물질 11개를 인수하며 파이프라인을 총 15개로 늘렸다.

주력 파이프라인은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경구투여 항암제 'CJRB-101'이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임상 1·2상 계획(IND)을 승인받아 임상을 진행 중이다.

게다가 오는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 10건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어 R&D 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외형도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의 매출액은 CJ제일제당에 인수되기 전인 2020년 53억원에서 2021년 44억원, 2022년 41억원으로 감소세를 걷고 있다.

현재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매출 대부분이 미생물 생명정보 플랫폼 및 솔루션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세균 유전체, 분류학적 정보의 통합 데이터베이스와 생명정보 분석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반 생명정보 분석 플랫폼 서비스로, 결과 및 솔루션을 대학이나 국가기관, 기업, 의료기관 등에 제공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한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맞춤형 헬스케어 사업 부문 매출은 전체 약 4%도 채 되지 않는다.

신약개발은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만큼 당장 수익성 확보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CJ그룹이 과거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매각으로 뼈아픈 경험을 했던 상황을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

1984년 제약 사업을 시작한 CJ그룹은 2014년 4월 제약사업부를 아예 별도 법인으로 분사해 CJ헬스케어를 출범했다. 이후 2016년 CJ헬스케어의 상장을 추진했으나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상장 계획을 접었다.

대신 이듬해 말 공개 매각으로 전환했고, 2018년 한국콜마에 CJ헬스케어의 지분 100%를 1조310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CJ그룹이 식품, 물류·유통, 엔터테인먼트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제약사업을 비주력 사업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실제 CJ그룹은 오랜 기간 제약사업에 투자해왔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했다.

그런 CJ헬스케어는 HK이노엔으로 소속과 사명을 변경한 뒤, 연매출 '1조 클럽' 달성을 앞둔 제약사로 거듭났다. 자체 개발 신약인 '케이캡'은 차기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꼽힐 만큼 국내외에서 처방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바이오산업의 성장성을 보고 이 분야에 뛰어드는 대기업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업계에 대한 낮은 이해도와 너무나 다른 사업 운영방식이 사업 성공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황주리 바이오협회 교류협력본부장은 "제조업 또는 유통업을 기반으로 경영해왔던 기업들은 기술집약적인 바이오텍에 현재 대기업 규모의 행정‧운영방식 등을 접목하는 것을 어려워할 것"이라며 "대기업들이 바이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열쇠는 상당히 다른 운영방식을 가지고 있는 기업간 콜라보레이션을 어떻게 경영으로 가져가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ad

댓글